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4년 차 나희원(25·동부건설)은 별명이 ‘나타누깐’이다. 전 세계랭킹 1위인 태국의 장타자 에리야 쭈타누깐에게서 따온 것이다. 드라이버 티샷 대신 2번 아이언으로 티샷하는 것을 본 한 팬이 지어준 별명이라고 한다. 2번 아이언 티샷이 주특기인 쭈타누깐처럼 나희원도 롱 아이언을 잘 친다.
25일 LPGA 인터내셔널 부산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2라운드 18번홀(파4). 정교한 롱 아이언으로 두 번째 샷을 핀에 붙인 나희원은 간단히 1퍼트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같은 조 고진영과 대니얼 강(미국)이 파에 그친 이 홀에서 버디를 잡으며 우승 꿈을 부풀렸다. 나희원은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7타를 보태 이틀 합계 9언더파 공동 2위(이승연)에 올랐다.
나희원은 아직 KLPGA 투어 우승 기록이 없다. 2017시즌은 2부 투어에 머물기도 했다. 하지만 2주 전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준우승해 상금랭킹 25위에 오르면서 30위까지 주어지는 이 대회 출전권을 얻었다. 국내 투어에서도 못한 우승을 LPGA 투어에서 거둘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우승하면 상금 30만달러와 함께 내년 시즌 LPGA 투어 진출권이 주어진다.
데뷔 시즌 때만 해도 많은 사람 앞에서 경기하는 것 자체에 어려움을 털어놓았던 나희원은 이날 가장 많은 갤러리가 모인 조에서 당당히 실력을 발휘했다. 세계랭킹 1위 고진영과 지난주 우승자 대니얼 강 사이에서도 주눅 들지 않았다.
5타를 줄인 대니얼 강이 10언더파 단독 선두로 나선 가운데 고진영·장하나·이소미가 호주의 이민지와 함께 8언더파 공동 4위다. 한편 크리스틴 길먼(미국)은 13번홀(파3) 홀인원으로 1억6,200만원 상당의 BMW 뉴 740Li 차량을 받았다.
/부산=양준호기자 miguel@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