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김학의 "마누라도 별장 갔다 하라더라" 오열… 檢, 징역 12년 구형

"기억에 없다" 혐의 전면 부인... 내달 22일 1심 선고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연합뉴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김학의(63·사법연수원 14기) 전 법무부 차관에 대해 검찰이 징역 12년의 중형을 내려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전 차관은 “원주 별장에 간 기억이 없는데 아무도 믿지 않는다”며 법정에서 오열했다.

검찰은 29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김 전 차관의 재판에서 징역 12년과 벌금 7억원, 추징금 3억3,760여 만원을 구형했다. 검찰은 “김 전 차관이 반성한다면서도 혐의 전체를 부인하고 있다”며 “수사와 재판에서 보인 태도, 양형 사유도 고려해 달라”고 말했다.


황토색 수의를 입고 수염을 기른 채 법정에 출석한 김 전 차관은 이에 대해 결백을 호소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김 전 차관은 “부적절한 처신으로 물의를 빚은 것에 대해서 반성하고 후회하느냐”는 변호인의 질문에 “그렇다”고 답하면서도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별장 성접대’를 했다고 알려진 건설업자 윤중천씨와의 관계를 묻는 검찰 질문에 “수차례 질문을 받았는데 그런 사실이 없다고 계속 답했다”며 “너무 그러는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강원 원주 별장에 가지 않았느냐”는 검찰 질문에는 “내 기억엔 없다, 가슴을 열어도 기억이 없다”고 주장했다. 김 전 차관은 “술 취해서 갔을 수도 있지만 깨어나니 집이었다”며 “어떻게 갔는지 아직도 모른다”고 덧붙였다. 김 전 차관은 이어 “마누라도 ‘내가 괜찮다는데 그냥 갔다고 해’라고 하더라”라며 증인석 책상을 손으로 치면서 엎드려 울었다.


김 전 차관은 최후변론에서 “잘못된 처신에 대해 뼈저리게 자책하고 반성한다”며 “희귀성 난치병으로 고통받는 아내를 보살피며 조용히 인생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허락해 준다면 더 바랄 게 없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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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차관에 대한 선고 공판은 다음 달 22일 오후 2시 열릴 예정이다.

김 전 차관은 2007년 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윤씨에게 3,100만원 상당의 금품을 비롯해 총 1억3,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2003년 8월부터 2011년 5월까지 다른 사업가 최모씨에게 5,000만원가량을 받은 혐의도 있다. 2006년 여름부터 2007년 12월까지 윤씨의 원주 별장, 서울 역삼동 오피스텔 등에서 이뤄졌다는 성접대도 액수를 산정할 수 없는 뇌물에 포함됐다.

김 전 차관에 대한 의혹은 2013년 3월 박근혜 정부 출범 초기 법무부 차관으로 임명되면서 불거졌다. 강원도의 한 별장에서 윤씨 등으로부터 성접대를 받았다는 언론보도가 나온 것이다. 이 때문에 김 전 차관은 취임 엿새 만에 사임해야 했다. 당시 검찰은 김 전 차관을 두 차례나 수사하고도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

김 전 차관 사건이 재조명받은 것은 법무부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2017년 12월 출범하면서부터다. 과거사위는 김 전 차관 사건을 2018년 4월 재조사 대상으로 확정했다. 김 전 차관은 올 3월 출국을 시도하다가 당국으로부터 긴급 출국금지 조치를 당했고 같은 달 이른바 ‘김학의 수사단’이 구성됐다. 수사단은 지난 6월 김 전 차관을 구속 기소했다. 다만 특수강간 등 성범죄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기소 대상에서 뺐다.


윤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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