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동맹 체결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국가는 군사동맹 외에 자체결제 시스템을 마련하기로 하는 등 미국 패권주의에 맞서기 위한 협력 강도를 높여 동북아시아의 긴장감이 한층 더 고조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교도통신은 중러관계에 정통한 러시아 국립고등경제학원의 알렉세이 마슬로프 교수를 인용해 중국과 러시아 지도부가 이미 군사동맹 체결 결정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현재 두 나라가 동맹을 문서에 어떻게 규정할지에 대해 협의 중이며 한쪽이 공격을 받을 때 다른 한쪽이 지원하는 ‘상호원조’ 조항을 넣을지 여부가 초점인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그간 군사협력을 하면서도 군사적 동맹관계는 부정해왔지만 이달 초 이러한 움직임에 변화가 나타났다. 통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3일 남부 소치에서 열린 한 모임에서 중국을 ‘동맹국’으로 부르며 중국의 조기경보 시스템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통신은 이로 인해 양국이 군사동맹을 체결할 것이라는 견해에 힘이 실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통신은 중국과 러시아가 군사동맹을 검토하는 배경에는 두 나라를 적대시하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중거리핵전력조약(INF) 폐기 이후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미사일 배치를 검토하는 상황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 중국과 러시아가 동맹관계를 맺으면 동북아에서 한미일과의 대립이 깊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양국은 군사동맹 외에 미국 중심의 글로벌 금융 헤게모니에 적극 대항하기 위해 대안결제 시스템을 만들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중국·러시아·인도는 미국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한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의 글로벌 결제 시스템을 거치지 않는 새 시스템을 구축하기로 했다. SWIFT는 회원 은행 간의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비영리조직으로 세계 200여개국의 1만1,000개 금융기관이 가입돼 있다.
러시아 관영 언론 RT에 따르면 러시아와 중국·인도는 SWIFT를 우회해 자국의 금융통신 시스템을 연결할 계획이다. 미국의 제재로 일부 은행이 SWIFT에서 배제된 이란도 러시아와 결제 시스템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