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35%가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도 제대로 내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수출이 부진한데다 가파른 최저임금 인상 등 인건비 부담이 가중되면서 경영환경이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4면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2018년 기업경영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이자보상비율이 100%를 밑도는 기업은 전체 기업의 35.2%다. 지난 2016년 31.8%, 2017년 32.2%에서 대폭 늘어난 것이다.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영업활동으로 얻은 이익으로 금융비용을 감당할 수 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로, 기업의 채무상환능력을 보여준다.
이자보상비율이 0%가 되지 않아 적자를 보는 곳도 2016년 27.0%에서 2017년 27.6%, 지난해 29.5%로 늘었다.
지난해 국내 기업의 평균 성장성(매출·자산)과 수익성(영업이익) 지표도 전년 대비 둔화됐다. 전체 조사 대상 기업의 매출액증가율은 4.0%로 2017년(9.2%)과 비교해 5.2%포인트나 떨어졌다. 특히 제조업 매출액증가율이 같은 기간 9.0%에서 4.0%로 줄었다. 이는 반도체와 휴대폰·디스플레이가 포함된 전자·영상·통신장비 부문(20.4%→3.4%)의 매출증가세가 크게 둔화됐기 때문이다. 비제조업도 건설, 도소매 부문 중심으로 9.3%에서 4.0%로 하락했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은 6.1%에서 5.6%로 하락했고 매출액세전순이익률도 6.1%에서 5.3%로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114.1%에서 111.1%로 낮아지면서 안정성 지표는 소폭 개선됐다.
올해 전망은 더 암울하다. 한은이 9월 발표한 ‘2019년 2·4분기 기업경영 분석’을 보면 올해 2·4분기 우리나라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들의 매출액증가율은 전년 동기 대비 -1.1%를 나타냈다. 1·4분기(-2.4%)에 이어 연속 마이너스 성장으로, 2분기째 매출액증가율이 감소한 것은 2016년 이후 처음이다.
이날 금융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의 올해 3·4분기 영업이익은 16조1,473억원으로 전년 동기(33조9,821억원)에 비해 절반 이상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