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아키' 한의사의 뻔뻔한 '유튜브 컴백' 논란

‘안아키(약 안 쓰고 아이 키우기)’ 논란의 중심에 섰던 한의사 김 모 씨가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 지난 6월 대법원으로부터 징역형을 선고받은 김 씨는 대구 모처에서 한의원을 운영하며 환자를 진료하는 과정을 유튜브에 꾸준히 게재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지난달 22일 김 씨는 자신의 유튜브 계정 ‘김효진의 한방 진료실’에 ‘한방치료의 이해’라는 영상을 처음으로 게재했다. 김 씨는 영상을 통해 “의사 혼자 치료할 수 없는 병이 너무 많다. 병의 근본적 원인을 해결하고 치료해야 한다”며 생활습관의 변화를 통한 질병 치료를 주장했다. 혈액암 재발 등을 언급하며 질병이 재발하는 원인으로 “병원이 치료하는 방식이 잘못됐다”고도 말했다. 그는 “내가 진료한 환자 중 위암에 걸린 뒤 혈액암이 재발했지만 완치된 70대 환자 사례가 있다”며 “치료는 의사 실력에 달린 것이 아니다. 의사와 환자가 얼마나 같이 잘 가느냐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또 “노력을 해서 습관을 바꿔야 병이 고쳐질 것이고 이걸 분명히 짚어서 말해주는 게 의사의 역할이다. 나는 환자와 합의해 같이 치료해 나가겠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지금까지 알려진 치료법이 “틀리다”고 반박하며 자신만의 방법을 알려주기도 했다. 건선을 앓고 있다는 환자를 진료하는 영상 속에서 김 씨는 환자에게 사혈(치료를 목적으로 환자의 혈액을 체외로 제거하는 방법)을 권하며 “지금까지 의사들이 알려준 사혈 방법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김 씨는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활 한방 상식이나 비타민 복용, 피부 발진 관련 치료 정보를 꾸준히 공유하고 있다.





김 씨는 지난 2013년 ‘안아키’ 카페에서 양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고도 자연치료법만으로 아이의 질병을 낫게 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을 소개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이다. 당시 ‘안아키’의 회원 수는 약 6만 명을 기록했다. 일례로 그는 “예방접종은 면역력을 저해하기 때문에 하지 않는 것이 좋다”며 “수두에 걸린 아이를 초대해 항체를 형성해야 한다”는 황당한 제안을 했다. 또 ‘화상을 입었을 때 고통이 없어질 때까지 40도 온수로 응급조치하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온찜질을 해야 한다.’, ‘아토피를 가진 아이에게 보습제는 전혀 바르지 않고 햇볕을 쬐면 낫는다. 피부에 진물이 나거나 피가 나도 소금물에 담가야 면역력이 생긴다’는 등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제시하기도 했다.

김 씨는 비위생적 환경에서 제조한 활성탄 480여 개와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품목 허가를 받지 않은 한방 소화제 등을 판매하며 금전적 이득을 챙긴 혐의로 기소됐다. 지난 5월 대법원은 김 씨에게 보건 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부정의약품 제조) 및 식품위생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3년, 벌금 3,000만 원을 선고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은 의료인은 현행법상 보건복지부 장관으로부터 면허를 취소당할 수 있다.



대법원의 유죄 판결에도 불구하고 김 씨의 유튜브 영상에는 그를 응원하는 댓글들이 달렸다. 한 구독자는 “병원으로부터 진단받는 질병은 백 년 전만 해도 스스로 진단할 수 있는 것들이었다”며 “여전히 마녀사냥식 비난이 많지만 응원한다”고 밝혔다, 또 다른 구독자는 “김 씨와 같은 의사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김 씨를 “환자와 원인을 찾기 위해 끝까지 대화하는 의사”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그러나 해당 사실을 접한 네티즌 다수는 김 씨가 유튜브를 통해 다시 활동에 나서는 것에 대해 불편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한 트위터 이용자는 자신의 계정에 “화가 난다”며 “얼마나 더 많은 피해자를 만들어낼 것인가”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김 씨가 병원에서는 혈액암의 원인을 찾을 수 없다고 발언한 데 대해 “상식적으로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그는 “과거 검증되지 않은 치료법을 설파하고 다니며 아동 학대 논란을 일으킨 사람이 여전히 한의원을 운영할 수 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신현주 인턴기자 apple2609@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