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가 국내 정유사 중 최초로 베트남에 수출기지를 구축해 석유제품 수요가 급성장하는 동남아 시장을 공략한다.
현대오일뱅크는 베트남 바리어붕따우성에 20만배럴 규모의 석유제품 저장기지를 구축한다고 6일 밝혔다. 현대오일뱅크가 임차 계약한 바리어붕따우성 터미널은 외국인 사업자가 수입한 물품을 자유롭게 반출할 수 있는 베트남 최초의 민간 석유제품 터미널이다. 베트남 경제 중심지인 호찌민에 인접해 있고 대형 유조선 접안이 자유로워 석유제품 수출기지로는 최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급성장 중인 베트남 석유제품 시장을 직접 공략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포화상태인 한국과 달리 베트남 석유제품 시장은 연평균 5% 이상 고속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정제시설이 충분하지 않아 전체 수요의 30%를 싱가포르·말레이시아·태국 등 해외에서 수입 중이다. 지난 2015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이후에는 한국산 제품 비중이 늘어나는 추세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를 바탕으로 바리어붕따우성 터미널을 동남아 수출 허브로 육성한다. 트레이딩사를 통한 간접판매 방식에서 벗어나 베트남 국영 및 민간 유통회사, 직매처 등과 직거래를 늘려 수익구조를 개선하는 한편 지리적 이점을 활용해 인접국인 캄보디아·라오스를 공략할 계획이다. 정제시설이 부족하고 대형 항만시설이 없는 이들 국가는 주로 이곳을 통해 석유제품을 수입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오일뱅크의 한 관계자는 “현재 300만배럴 수준인 수출물량을 내년에는 두 배 이상 늘릴 것”이라며 “오는 2021년부터는 석유화학·윤활기유 등으로 수출제품도 다변화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