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LG CNS 지분 35%를 맥쿼리PE에 매각한다. 지분 매각으로 ㈜LG가 거머쥘 현금은 1조원가량으로 예상된다. LG그룹은 이 자금으로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대규모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LG CNS 지분 35%를 매각하기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맥쿼리PE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LG는 맥쿼리PE가 거래가격 외에도 풍부한 해외 네트워크와 스마트 물류, 인프라 투자로 축적한 글로벌 역량을 바탕으로 LG CNS의 사업경쟁력 강화, 중장기 성장 방향 등 경쟁력 있는 협력 방안을 제시함 점을 우선협상자 선정 이유로 들었다. LG CNS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등 구광모 회장이 강조하는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전략을 실행하고 있는 핵심 계열사다.
LG와 맥쿼리PE는 올해 안에 본계약을 체결한 뒤 국내외 기업결합신고 등 관련 절차를 거쳐 내년 상반기 최종 거래를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각 대상은 ㈜LG가 보유한 85% 지분 중 35%다.
㈜LG가 LG CNS 지분을 매각한 것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서다. 개정된 공정거래법은 오너 일가가 20% 이상 지분을 보유한 기업이 자회사 지분을 50% 이상 가지고 있을 경우 일감 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하도록 한다. 현재 구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LG 지분을 46.6% 보유하고 있고 ㈜LG가 LG CNS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어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이번 지분 매각이 완료되면 ㈜LG의 LG CNS 지분율이 50% 밑으로 낮아지면서 일감 몰아주기 논란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앞서 LG그룹은 일감 몰아주기 규제에 대응해 소모성자재구매대행(MRO) 사업을 벌이는 서브원과 물류업체 판토스 지분을 매각한 바 있다.
구광모(오른쪽) LG 회장이 지난 9월24일 경기도 이천 LG인화원에서 열린 사장단 워크샵에 참석해 최고경영진과 대화하며 이동하고 있다. 앞줄 오른쪽부터 구 회장, 조준호 LG인화원 사장, 권영수 ㈜LG 부회장. /사진제공=LG업계에서는 LG가 이번 지분 매각대금 1조원가량을 미래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M&A에 활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 분야는 LG가 신사업으로 공을 들이는 자동차 전자장비(전장), 로봇, AI와 배터리 등의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LG는 지난해 6월 구 회장 취임 이후 사업구조 개편을 위한 ‘선택과 집중’ 차원에서 M&A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주요 인수 기업은 산업용 로봇 제조 국내 기업 로보스타, 오스트리아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 ZKW, 자동차 접착제 제조업체 미국 유니실 등이다. 이 가운데 ZKW 인수에 투입된 1조4,440억원은 LG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였다.
한편 현재 진행 중인 ‘LG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 작업이 완료될 경우 LG가 미래 사업에 쏟아부을 실탄은 대폭 늘어나게 된다. LG는 중국 베이징 중심가에 ‘LG 베이징 트윈타워’를 짓는 데 총 4억달러를 투자했으며 M&A 업계에서는 매각 가격을 1조5,000억원 안팎으로 보고 있다. 매각 대금은 각 계열사에 보유 지분대로 분배된다. LG 베이징 트윈타워는 홍콩 LG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며 LG홀딩스는 LG전자(49%), LG화학(26%), LG상사(25%) 등이 지분을 들고 있다.
LG전자의 한 관계자는 “LG 베이징 트윈타워 매각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매각 시기 및 금액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