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전기차 수요 뛴다"…동박 증산 러시

KCFT·일진머티리얼즈 등

내년 목표로 대규모 공장 증설

LG화학 등 배터리 생산량 늘려

수급불균형에 확보 경쟁 예고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필수 소재인 동박 생산업체들이 수요 급증에 맞춰 잇단 설비 증설에 돌입했다. 하지만 국내 배터리 업체들이 이미 대규모 설비증설에 나선 만큼 동박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7일 전기차 배터리 업계 등에 따르면 KCFT·일진머티리얼즈 등 국내 동박 업체들이 전기차용 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본격 증설에 나선다. KCFT는 국내 정읍 공장 증설을 통해 2만톤 규모의 연간 동박 생산량을 내년에는 3만톤까지 늘릴 전망이다. 특히 최근 SKC에 인수된 KCFT는 SKC 해외 공장 부지를 활용해 공장을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KCFT는 아직 해외 공장이 없는 만큼 미국 조지아주, 폴란드, 중국 장쑤성 등에 있는 SKC 공장 중에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부지 물색에 들어갈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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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진머티리얼즈도 해외에 있는 유일한 공장인 말레이시아 신공장이 가동되면서 내년 동박 생산량이 4만 5,000톤까지 뛸 것으로 보인다. 올해 2만 5,000톤보다 2만톤이 많은 규모다.

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쓰이는 핵심 소재인 동박 모습. 회전 드럼에 구리를 입혀 말아내는 방법으로 제조된다. /사진제공=일진그룹전기차 배터리의 음극집전체로 쓰이는 핵심 소재인 동박 모습. 회전 드럼에 구리를 입혀 말아내는 방법으로 제조된다. /사진제공=일진그룹


일부에서는 동박 생산업체들이 잇따라 증설에 나서지만 수요에 비해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 등 국내 배터리 업체가 내년에 새롭게 늘리는 캐파(생산량)은 총 50기가와트시(GWh)에 달할 것으로 추산한다. 통상 1GWh당 동박이 500톤 필요하다고 가정하면 2만5,000만톤이 추가로 필요하다. 설비 증설이 완료돼 내년 국내 동박 업체들이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생산량은 일진머티리얼즈 2만톤, KCFT 1만톤, 두산솔루스 1만톤 등 4만톤 정도다. 하지만 일진머티리얼즈와 두산솔루스 공장은 내년 2·4분기에야 100% 가동되고, 공장가동 초기 안정화 기간 등을 감안하면 추가로 필요한 2만5,000톤을 맞추기가 빠듯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더구나 일진머티리얼즈는 국내 배터리 업체뿐만 아니라 중국의 BYD와 CATL 등에도 동박을 납품하기 때문에 내년에는 배터리 업체 간 동박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26만 5,000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4.0%를 차지하고 있지만 내년 전기차 업체들이 신모델을 앞세워 경쟁을 확대할 경우 동박 수급 불균형은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실제 시장에서는 전기차용 동박 수요가 지난해 3만 4,000톤에서 2025년 38만 5,000톤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동박 생산업체가 일진머티리얼즈와 KCFT, 대만의 장춘, 일본 후루가와 등 5~6개 업체뿐”이라며 “올해 SKC에 인수된 KCFT의 경우 수년간 사모펀드 아래 있으면서 적극적인 증설을 하지 못한 점도 수요 대응에 어려움을 주는 원인”이라고 말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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