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가장 눈에 띄는 문제는 이름만 들어도 생소한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을 이해해야 하는 국어영역 40번 문항이었다. 수학에서는 가형과 나형 모두 여러 개념을 혼합한 신유형 문제가 나와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14일 수능에서 국어영역의 가장 어려운 문항은 BIS 비율과 관계된 40번 문항(홀수형 기준)으로 꼽힌다. BIS 비율은 BIS가 국제금융 시장에서 돈을 빌리고 투자하는 은행들에 지키도록 한 자본비율을 말한다. 해당 지문에서는 이 용어에 대한 정의가 미세하게 변하는데 수험생은 이 변화를 이해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 김병진 이투스 교육평가연구소장은 “지문의 제재인 바젤협약과 BIS 비율도 생소한데 보기에 나오는 자료를 분석하고 계산해야 해 수험생 입장에서 까다롭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40번 문항과 같은 지문을 다루는 42번 문제도 신유형으로 출제돼 어려웠다는 평가다. 이치우 비상교육 입시평가소장은 “기존에는 단어의 의미에 국한해 어휘 문제가 나왔는데 해당 문항에서는 어구의 의미를 묻고 있어 문맥적 의미를 파악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학은 가형과 나형 모두 신유형이 어려웠다는 평가다. 가형의 경우 미·적분을 복합적으로 활용해야 하는 합답형 문제인 21번, 여러 가지 함수의 미분법과 함수 그래프 개형들을 알고 있어야 풀 수 있는 30번이 까다로웠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익숙하지 않은 형태의 문제가 수험생들을 혼란스럽게 했을 것”이라며 “대표적으로 가형 30번은 주어진 조건을 분석해 함수의 특징을 찾아 식을 완성해야만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형에서도 신유형 문항이 변별력을 가를 것으로 전망된다. 정영관 스카이에듀 총원장은 “나형 21번 문제는 점화식 유형으로 짝수 항과 홀수 항을 추론해야 하는 신유형”이라며 “수열을 귀납적으로 정의한 뒤 다시 식을 구성해야 문제를 풀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나형 30번은 삼차함수 실근의 조건과 그래프 개형까지 잘 이해하고 있어야 풀 수 있는 문제라 나형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꼽혔다.
영어는 생소한 어휘가 많이 나온 빈칸 추론 문항인 34번이 가장 어려웠을 것으로 평가된다. 또 올해도 문단 순서 배열 문제(37번)를 푸는데 학생들이 힘들었을 것으로 관측됐다. 이만기 유웨이 평가소장은 “정답이라고 확신을 한 문항들이 오답이 될 수 있는 문제였다”며 “중위권 학생들은 어려워 시간 안배에 실패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