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 이후 학원가에는 재수 시장이 활짝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문재인 정부가 대학입시에서 수능 위주의 정시 비중 확대를 예고해 재수생들의 숫자가 늘어날 것이 확실시돼 입시 학원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5일 교육부에 따르면 14일 치러진 2020학년도 수능에는 총 54만8,734명이 응시했고 이 가운데 재수생이 14만2,271명으로 25.9%를 차지했다. 수험생 4명 중 1명이 재수생인 것으로 역대 최대 비중을 기록한 것이다. 주목할 것은 학령인구 감소로 수험생 숫자가 줄어드는 와중에도 재수생만 유독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수능 총 응시생은 지난해 수능(59만4,924명) 대비 약 5만명이 줄었다. 하지만 재수생 숫자는 지난해 13만5,482명에서 올해 14만2,271명으로 5% 넘게 증가했다.
올해 수능에서 재수생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어려웠던 ‘불수능’의 여파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시험 난이도에 정시 비중 확대까지 더해져 수능 응시생 중 재수생 숫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재수생 입장에서는 수시 지원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이 재학생 위주로 수시 전형을 운영해 수능으로 대학을 가는 것이 더 수월하다. 대표적으로 서울대는 올해 2020학년도 대입에서 수능으로 전체 선발인원의 21.5%인 684명을 뽑았지만 내년 2021학년도에서는 736명(23.2%)으로 정시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 서울대의 정시 비중은 2022학년도에는 30.3%로 더 많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 경우 상위권을 중심으로 재수생이 증가해 재수 시장도 호황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문재인 정부가 공정성을 화두로 대입에서 수능 중심의 정시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밝힌 점도 재수 시장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달 22일 문재인 대통령이 의회 시정연설에서 정시 확대를 천명한 후 대입 정시 비중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정시 확대는 현재 학생부종합전형 비중이 높은 서울 상위권 대학을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 40%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추측까지 나오는 해당 대학들의 정시 비중은 학원가의 초미의 관심사다. 강남의 한 입시학원 관계자는 “정시가 확대되면 학원 입장에서는 원생이 늘어 매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기회가 될 수밖에 없다”며 “수능 시험 결과가 나오면 시작되는 재수학원들의 신입생 모집이 올해부터 더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