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인상 불가’ 韓거센 저항에 美 방위비 분담금 조정할까

18∼19일 제11차 SMA 체결 3차 회의 서울 개최

드하트 비공식 방한으로 47억달러 한국반발인식

美조야에서도 과도한 인삼금 우려 목소리 커져

美 47억달러 중간 수준 방위비 조정 나설 지 관심

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한국 측 협상대표인 정은보(왼쪽)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연합뉴스제11차 한미 방위비분담금특별협정(SMA) 한국 측 협상대표인 정은보(왼쪽) 한미방위비분담협상 대사와 미국 측 대표인 제임스 드하트 방위비협상대표./연합뉴스



지난주 비공식 방한으로 방위비 분담금의 과도한 인상에 대한 부정적인 국내 여론을 확인한 제임스 드하트 미 국무부 방위비분담협상대표가 17일 한국을 다시 찾는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내년 재선을 앞두고 연내 타결을 거듭 강조하고 있는 만큼 미 측이 현실적인 방위비 분담금 인상액을 제시할지 주목된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이 제시한 47억달러(약 5조원)가 올해 방위비 분담금 규모의 5배가 넘는 무리한 요구인 만큼 한국으로부터 최대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기 위한 포석용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실제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는 지난달 국내의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방위비 분담금 협상과 관련 ‘연내타결’과 함께 ‘중간 지점의 (인상액) 절충안’을 거론한 바 있다.


특히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선언이 일본의 한국 수출규제 조치에서 비롯된 결정임에도 일방적으로 한국에 대한 압박만 가하는 상황에서 방위비 분담금까지 과도하게 요구할 경우 한국 내에서 반미감정이 생길 우려가 있기 때문에 미국도 수위조절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통일연구원의 최근 설문조사(표본오차 95% 유의수준에서 ±3.1%)에서 방위비 분담금을 현행 유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71.5%, 감액은 24.8%인 반면 증액은 3.7%에 불과할 정도로 미국의 과도한 인상에 대한 한국인의 반감이 크다.

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 지난 10월 23일 청와대 앞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민중공동행동과 전쟁반대평화실현국민행동이 지난 10월 23일 청와대 앞에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요구 규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실제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미국의 증액 압박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 발언을 쏟아낸 바 있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날 당 확대간부회의에서 “우리 지역이 미국의 전략적 요충지라 그동안 방위비 분담을 해왔고 지난해 1조300억원이 넘는 굉장히 큰 부담을 우리가 감수했다”며 “50억 달러를 분담해야 된다고 하는 것은 터무니없는 미국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그는 “합리적으로 공정하게 서로 간 신뢰할 수 있는 협상이 되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박광온 민주당 최고위원은 “미국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방식으로 한국 정부를 압박하고, 상상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금액을 요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며 “주한미군은 한국만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미국의 동아시아 전력을 극대화하고 미국의 안보를 위해 존재하는데 그렇다면 지금까지 해오던 방식을 바꿔야 될 이유가 하나도 없다”고 지적했다.



행정부도 과도한 인상은 안 된다는 강경 기조를 미측에 전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전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문 대통령./연합뉴스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청와대에서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과 면담 전 참석자들과 악수하고 있다. 왼쪽부터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 문 대통령./연합뉴스


미국 내에서도 트럼프 행정부의 과도한 방위비 인상 요구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CNN은 14일(현지시간) 미 국방부 당국자들과 의회 관계자들을 인용해 한국에 대한 방위비 분담금 대폭 인상 요구로 미 국방부 당국자들이 좌절했고 어찌할 바를 모르고 있으며 괴로워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공화당 및 민주당 의원들의 깊은 우려도 전했다. 미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 소위 민주당 간사인 에드워드 마키는 CNN에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근심스럽다”면서 “만약 미국이 없는 게 더 낫다고 한국이 결정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60년 넘게 공유돼온 평화와 안정, 법치에의 약속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경두 국방부 장관은 전날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과 만나 “제10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특별협정(SMA) 만료 이전에 제11차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면서도 “방위비 분담금이 공평하고 상호 동의 가능한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밝혀 미측이 요구하는 수준의 인상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오는 18일~19일 서울에서 열리는 SMA 체결을 위한 회의에서는 정은보 방위비분담금협상대사와 드하트 대표가 수석 대표로 나설 전망이다.

외교부는 “정부는 기존의 협정 틀 내에서 합리적인 수준의 공평한 방위비 분담을 한다는 기본 입장 하에 미측과 긴밀히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한미동맹과 연합방위태세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협의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우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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