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가 네 번째 공개 매각에 나선 성동조선해양을 인수한다. 입찰 가격을 더 높게 써 낸 곳도 있었지만 일괄인수 안을 제시하며 성동조선해양을 정상화할 수 있는 최적의 후보로 평가된 것으로 분석된다.
1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회생절차를 밟고 있는 성동조선해양 인수 우선협상자로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21일 성동조선해양과 인수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본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앞서 진행된 매각 본입찰에는 6곳의 업체가 참여해 인수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업계는 이 중 HSG중공업을 최적의 인수자로 평가해왔다. 이 업체는 선박부품의 제조 및 가공을 주 영업으로 조선기자재 및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30년 이상의 업력을 보유한 회사다. 액화천연가스(LNG) 펌프 타워 시장점유율 글로벌 1위로 최근 국내 주요 조선사의 수주 동향을 파악하고 투자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15년에는 성동조선해양의 모태 회사인 성동기공 사천공장을 인수한 후 빠르게 안정시킨 경험도 있어 인수합병(M&A) 시너지 효과 도모 및 조기 경영정상화 역량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1·2야드 분할인수가 아닌 일괄인수 안을 제시해 성동조선해양을 회생시킬 의지도 가장 큰 회사로 알려졌다. 법원도 이 점을 높이 고려해 더 높은 인수금액을 제시한 회사가 있었음에도 HSG중공업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자금 증빙 요건도 충족했다. 재무적 투자자(FI)로 큐리어스파트너스와 손잡으면서 자금 조달 능력이 높아졌다. 큐리어스파트너스는 성장성을 갖춘 회사에 투자하는 기업재무안정 전문 사모펀드 운용사다. LNG선을 중심으로 한 조선 산업 전체의 턴어라운드 추이에 대해 관심 있게 지켜보던 중 이번 투자에 참여하게 된 것으로 전해졌다. 회생절차에 돌입한 성운탱크터미널을 인수하고 기업구조혁신펀드도 운용하고 있다. 2017년 큐리어스파트너스가 컨소시엄 대표 투자자로 4,000억원을 투입한 이랜드리테일은 투자 이후 재무구조가 크게 개선됐으며 올 6월 성공적으로 투자금을 회수해 약 23%의 내부수익률을 기록했다. 2018년 인수한 성운탱크터미널도 실적이 좋아지고 있다.
우선협상자 선정이 지역 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선 세 번의 매각 추진이 실패하면서 파산 위기에 빠진 성동조선해양이 정상화 될 수 있는 기회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히 HSG중공업·큐리어스파트너스 컨소시엄이 분리 인수가 아닌 일괄인수 방안을 제시하며 사업 정상화 의지를 밝힌 만큼 고용, 지방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