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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적 혼비백산시킨 진천뢰..비격진천뢰보다 폭발력 5배 커"

채연석 UST 교수, '진천뢰' 기록 찾아 설계 고증

무게 70kg, 지름 33cm, 마름쇠 30개, 화약량 3kg

"육전에서 엄청난 폭발력, 살상력으로 왜적 격파"

채연석 교수가 추정한 진천뢰의 구조.채연석 교수가 추정한 진천뢰의 구조.




진천뢰를 발사한 대완구 설계안.진천뢰를 발사한 대완구 설계안.


임진왜란·정유재란(1592~1598년) 당시 조선 최초의 시한폭탄인 ‘비격진천뢰’와 함께 그보다 5배 이상 폭발력이 큰 ‘진천뢰(震天雷)’가 사용됐다는 연구논문이 나왔다.

채연석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 초빙교수는 학계에서 진천뢰를 비격진천뢰와 같은 것으로 보고 있는 것과 달리 역사서에 진천뢰가 개별적으로 존재한 기록을 여러곳에서 발견해 설계도를 복원했다고 19일 밝혔다.

채연석 UST 교수채연석 UST 교수


실제 1593년 향병일기에서 김해(金垓) 의병대장은 “왜적을 토벌하는 계책으로 진천뢰보다 더 나은 것이 없었다.왜적의 간담을 벌써 서늘케 하니 지극히 기쁘지만 안동의 진영에는 3개뿐인데다 화약이 바닥나 수송할 수가 없었다”고 밝힌다. 1635년 편찬된 화약 무기 전문서인 ‘화포식언해’(火砲式諺解)에는 ‘진천뢰는 대완구로 발사했고, 비격진천뢰는 중완구를 이용했다’고 돼 있다. 채 교수는 화포식언해를 바탕으로 진천뢰의 지름이 33㎝, 폭발력은 비격진천뢰의 5배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이 책에는 ‘진천뢰는 철로 주조하여 둥글게 몸통을 만드는데 무게가 113근(1근 600g일때, 67.8kg), 철로 만든 뚜껑이 10냥(375g)이고 폭발을 지연시키는 주격철(柱激鐵)통의 무게가 1근8냥(900g)이다. 주격철의 중간에 4개의 구멍이 있어서 이곳으로 점화선을 내어 몸통속의 화약을 폭발시킨다. 화약을 5근(3kg) 능철(마름쇠) 30개를 넣는다.’고 돼 있다. 비격진천뢰의 무게가 20근(12㎏)으로 화약 1근을 넣도록 돼 있는 것에 비하면 화약을 5배나 많이 쓰는 것을 알 수 있다.

세종대왕 때의 총통완구.세종대왕 때의 총통완구.


진천뢰를 발사할 때 빨리 점화 돼 대완구 안에서 폭발하는 경우도 있어 주화(1448년 이전 신기전)를 활용해 점화를 하거나 안전한 곳에 숨어 점화선에 불을 붙이기도 했다.


채 교수는 “임진왜란 당시 해전에서 거북선과 판옥선의 대형함포로 왜선을 격침시켜 승리한 것처럼 육전에서는 진천뢰와 비격진천뢰의 엄청난 폭발력과 살상력으로 왜적을 토벌한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진천뢰를 쏘아 올린 대완구가 세종대왕 때 개발됐던 총통완구와 크기가 같았다는 점을 고려해 대완구 설계안을 제작했다. 현재 비격진천뢰 유물은 많이 발견됐으나 진천뢰나 진천뢰를 발사한 대완구 유물은 남아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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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채 교수는 최근 전북 고창의 ‘고인돌박물관’에서 열린 ‘비격진천뢰 보존 및 활용사업 학술대회’에서 신기전과 각종 화포, 거북선 등을 복원한 활동을 소개했다. /고광본 선임기자 kbgo@sedaily.com

고광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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