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美 비상식적 통상칼날 내밀수도"...'틀어진 동맹'에 기업들 긴장

방위비 분담 등 협상력 높이려

한국 車에 관세폭탄도 배제 못해

코리아디스카운트 우려도 팽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를 앞두고 한미관계의 파열음이 커지는 가운데 미국이 자국의 의지를 밀어붙이기 위해 비상식적인 조치들을 동원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재계에서는 지소미아 종료가 대(對)미 수출환경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삼성 등 한국 기업을 자국 기업에 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상황에서 한미관계가 나빠지면 한국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은 한국 자동차 산업에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는 관세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증액 등 한미 간 입장이 엇갈리는 사안의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한국 자동차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이미 지난해 3월 한국산 철강에 수입제한조치를 시행해 3개년 수입물량 평균의 70%(263만톤)만 대미 수출이 가능하도록 제한했다. 이에 따라 한국산 철강의 대미 수출량은 올 들어 지난 8월까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6% 줄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정부 들어 전통적 우방의 개념이 상당히 약화됐다”며 “내년 대선을 앞두고 성과를 내보이기 위해서라도 자신들이 가진 카드를 확실하게 이용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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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개별 제품에 대한 관세를 높일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은 이미 이를 위한 다양한 수단을 갖추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미국의 ‘불리한 가용정보(AFA·Adverse Facts Available)’다. 미국은 조사 대상 기업이 조사에 비협조적이라고 판단할 경우 상무부가 해당 기업에 불리한 추론으로 징벌적 관세를 매길 수 있는 AFA 조항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 한국산 변압기와 주요 철강제품 등에 고율의 덤핑·상계관세를 부과할 때마다 AFA가 인용됐다. 지소미아 종료로 한국 기업에 대한 글로벌 신뢰와 안전성이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일본의 무역규제로 한국이 도덕적 우위에 있었는데 지소미아 종료는 스스로 전세를 역전시키는 것”이라며 “안보 불안은 자칫 한국 디스카운트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우보기자 한동희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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