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외교·안보

방위비 증액 이유로 '동맹 리뉴얼' 댄 美…협상 험난할 듯

방미 3당 원내대표 비건 면담

비건 "부자나라 더 기여해야"

에스퍼도 "불합리하지 않다"

美 전문가는 "터무니없다" 지적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가 지난 20일(현지시간) 상원 외교위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연합뉴스


언론들이 ‘50억 달러’ 요구의 근원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입을 지목한 가운데 미 국무부와 국방부가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 관철을 위해 양 날개 역할을 하는 형국이다.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에 이어 스티븐 비건 국방부 부장관 지명자까지 한국을 ‘부자나라’라고 부르며 더 많은 기여를 하라고 압박했다. 심지어 비건 지명자는 미국을 찾아간 여야 3당 원내 대표들에게 방위비 증액 필요성의 근거로 “한미동맹 리뉴얼”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결국 이는 한미 동맹을 현재 관점이 아니라 미국의 새 글로벌 안보 전략 차원에서 새로 평가하겠다는 것으로, 전략자산 전개·역외 훈련 비용 등에 대한 청구를 밀어붙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기존 틀에서 벗어날 수 없다는 한국과 새로운 관계 평가가 필요하다는 미국의 입장 차가 커 방위비 협상은 난항이 예상된다.

여야 3당 원내대표가 21일(현지시간) 워싱턴DC 국무부 청사에서 스티븐 비건 국무부 부장관 지명자와 면담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연합뉴스


비건 “과거와 다른 힘든 협상 될 것”

워싱턴을 방문 중인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나경원 자유한국당,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국의 방위비 대폭 증액에 대한 한국 국민들의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비건 지명자와 면담했다.

나 원내대표는 면담 후 “비건 대표가 1950년 이후 한미동맹의 재생이라는 표현을 썼다”며 “결국 방위비 증액이 필요하다는 취지로 읽힌다. 이(방위비 협상)는 새로운 동맹의 틀에서 봐야 한다는 취지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오 원내대표도 “미국이 세계에서 역할을 향후 어떻게 쉐어(share)하고 함께 나눠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이 있는 것 같다. 그런 측면에서 비용 문제도 연장 선상에서 고민하는 것 같다”고 면담 결과를 전했다.


특히 비건 지명자는 면담 중 “과거의 협상과는 다른 어렵고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심지어 방위비 증액의 이유로 한국이 부유하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한국에는 고속철과 의료보험이 있지만 미국에는 없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20일 하노이의 베트남외교아카데이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로이터연합뉴스


에스퍼 “방위비증액, 불합리하지 않아”

에스퍼 미국 국방장관도 방위비 증액 압박을 멈추지 않았다. 미 국방부가 공개한 발언록에 따르면 에스퍼 장관은 같은 날 베트남을 떠나기 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우리는 유럽 동맹들을 대상으로 수십년간 방위비 책무와 방위비 분담을 늘리라고 압박해 왔다. 이 메시지는 우리가 아시아 동맹들에도 매우 명확히 말해온바”라며 “비단 한국뿐 아니다. 일본 그리고 다른 나라들도 해당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방위 및 미군 주둔의 방위비 분담을 위해 보다 더 기여할 돈을 갖고 있는 나라들에 더 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불합리(unreasonable)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다만 ‘5배(인상 요구)는 불합리한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나는 여기서 숫자를 논하지는 않겠다”고 선을 그었다.

이처럼 동시 다발로 한국에 대한 방위비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미국 내에서 ‘과도하다’는 비판도 계속 나오고 있다. 미국의 비영리 외교정책기구 ‘디펜스 프라이오러티스’의 대니얼 드페트리스 연구원은 외교안보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NI) 기고를 통해 “대담한 만큼이나 터무니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그는 한국이 그간 미국의 첨단 장비 도입에 많은 예산을 써왔음을 언급하며 “다른 동맹들과는 차별되게 분담 요구를 이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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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부 정영현 기자 yhchung@sedaily.com
초생달과 바구지꽃과 짝새와 당나귀가 그러하듯이
그리고 또 '프랑시쓰 쨈'과 도연명과 '라이넬 마리아 릴케'가 그러하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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