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지주가 주식 교환 방식을 통해 오렌지라이프(079440)의 잔여 지분을 인수하기로 결정하면서 오렌지라이프 소액 주주들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하지만 유통 주식수의 다수를 외국인 투자자가 쥐고 있어 소액주주들의 목소리가 반영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결국 외국인의 결정에 소액주주들의 명운이 걸린 셈인데, 주주 간의 이해관계도 얽혀 있어 갈등은 더욱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오렌지라이프가 포괄적 주식 교환 계약을 체결한 데 대해 오렌지라이프 소액주주들은 회사를 대상으로 한국주식투자연합회를 연대하는 등 집단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주주들은 주가가 낮을 때 계약이 체결돼 교환가액으로 손해를 입게 됐다고 주장하고 있다.
신한지주(055550)는 지난 14일 이사회에서 오렌지라이프의 잔여 지분 40.85%에 대한 주식 교환 안건을 의결했고 내년 오렌지라이프를 100% 자회사로 편입하게 된다. 주주 총회 예정일은 내년 1월10일이다.
소액주주들은 교환 방식이 신한지주에만 유리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환 비율은 신한지주 주식 1주당 오렌지라이프 주식 0.66주로 확정했다. 합병 기준가는 2만8,200원이다. 1년 전 신한지주가 MBK파트너스로부터 인수한 주당 4만7,400원의 60%에 불과하다. 상장 당시 공모가인 3만3,000원에도 한참 미치지 못한다.
소액주주들의 주식 보유량을 고려하면 영향력은 현실적으로 크지 않다. 유통 주식 중 70%는 외국인이 쥐고 있는 탓이다. 오렌지라이프의 5% 이상 주주는 신한금융을 제외하면 싱가포르투자청(GIC)이 유일하다. 소액주주들이 외국인 주주들의 결정에 희망을 걸 수밖에 없는 이유다. GIC는 5~6월 411만주가량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고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당시 투자했던 단가는 3만원대 중반이어서 주식 교환을 반대할 여지도 남아 있다. 다만 GIC는 오렌지라이프의 주주이자 신한지주의 지분 2% 이상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번 거래구조가 신한지주에 다소 유리한 만큼 신한지주에도 투자자를 설득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한지주 관계자는 “소액주주의 경제적 효익을 고려해 배당주로서 상대적으로 주가하락이 방어되는 지금을 기점으로 삼았다”며 “주주 환원책으로 내년 주식교환으로 발행되는 신주 일부를 소각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