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한솔제지 감열지 세계1위 올랐다

신탄진 공장 증설에 유럽서 호조

경쟁사 연이은 반덤핑 견제에도

올 35만톤 생산..獨·日기업 제쳐

2019감열지생산



한솔제지가 종이 영수증과 복권, 택배 라벨 등에 두루 쓰이는 연간 3조 5,000억원 규모의 감열지 시장에서 전 세계 1위로 올라섰다. 한해 성장률이 5%로 세계 평균(3%) 대비 가파른 유럽에서 포트폴리오 다변화에 나섰고, 환경 규제에도 능동적으로 대처한 결과다. 이에 경쟁사인 독일 퀼러, 일본 오지제지가 최근 반덤핑 혐의로 한솔제지를 유럽연합(EU) 무역위원회에 함께 제소하는 등 견제도 심해지고 있다. 올 한해 ‘감열지 삼국지’가 불을 뿜을 전망이다.

27일 제지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감열지 구도가 요동치고 있다. 2년 전인 2017년 만해도 이 시장 1위는 연간 생산 규모 30만톤의 오지제지였다. 그 뒤를 이어 퀼러 27만톤, 한솔제지 20만톤 등의 순이었다.


하지만 올 들어 한솔제지가 생산 규모를 35만톤까지 늘리면서 1위로 치고 올라갔다. 국내 신탄진 공장의 공격적 증설에다, 유럽 등에서도 선전하면서 제자리걸음 했던 경쟁자들을 제쳤다는 분석이다. 변화가 거의 없는 제지 업계에서는 이 정도 순위 변동도 이례적이다. 실제 한솔제지의 감열지 사업은 최근 수년 새 성장세가 가파르다. 매출 비중만 봐도 잡지·전단지 등을 만드는 인쇄용지(35%)에 이어 30%로 2위다. 의약품 및 과자 용지 등을 만드는 산업용지(25%)를 5%포인트 차이로 따돌렸다. 2~3년 전만 해도 감열지 비중은 20% 언저리였다. 그간 사업의 양대 축 역할을 맡았던 인쇄·산업용지의 경우 성장이 정체된 반면 감열지는 연간 3% 이상 크고 있어 이 시장에 주력한 것이 주효했다는 설명이다. 이 회사 관계자는 “미래 성장 여력이 큰 시장이 감열지”라며 “유럽에서 지난 2013년 덴마크, 2014년 네덜란드, 2015년 독일에서 현지 판매업체들을 사들이는 등 해외 공략에 일찌감치 공을 들여왔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유럽의 경우 환경 호르몬 유발 물질에 대한 규제가 까다롭기로 유명한데 경쟁사들에 비해 이런 규제에 선제 대응한 것도 연착륙의 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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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최근 시장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국내에서는 부가가치세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종이영수증 의무 발급 의무를 선택적으로 하고 전자영수증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이 논의 중이다.

더 큰 문제는 유럽이다. 올 10월 경쟁사들이 한솔제지에 반덤핑 혐의로 EU 무역위에 제소했기 때문이다. 한솔제지는 “반덤핑은 없다”며 적극 소명한다는 입장. 한솔제지 측은 “작년에는 감열지 경량 제품에 대해 반덤핑을 걸더니 올해는 중량 제품에 대해 시비를 걸었다”며 “감열지 시장이 커지고 있는 것과 이번 조치가 무관하지 않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지 업계의 한 임원은 “그간 자체 영업망을 구축한 한솔제지가 유럽 판매업체를 매각하는 것에 대해서도 경쟁사들이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감열지 3개사의 경쟁이 가열되는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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