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왼쪽) 삼성전자 부회장이 28일 서울 남산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만나 악수하고 있다./연합뉴스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틀 연속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투자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도 응우옌 총리와 면담을 가진데 이어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부사장 등도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에 참석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응우옌 총리는 이 날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한-베트남 비즈니스 포럼’ 에 참석해 별도로 이 부회장과 정 수석부회장을 단독 면담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에도 베트남을 방문해 응우옌 총리와 면담을 했었다. 베트남은 삼성전자의 최대 생산 기지다. 하노이 인근 박닌·타이응우옌 스마트폰 공장에서는 삼성전자 연간 스마트폰 생산량의 절반인 1억5,000만 대를 생산하고 호찌민 인근에는 TV·생활가전 공장이 있다.
이 날 면담은 베트남 총리실이 직접 기업인들에게 요청해 이뤄졌다. 베트남 통신사 틴툭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응우옌 총리에게 “2022년 하노이에 개관하는 삼성 연구·개발(R&D) 센터에 현지인 출신 엔지니어를 3,000명을 채용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대해 응우옌 총리는 세계 최대 스마트폰 공장을 베트남에 유치하게 된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고 전하며 “삼성이 베트남에 신기술이 다수 적용되는 반도체 생산 공장을 설립해 달라”고 요청했다. 반도체 공장을 세울 경우, 세제 혜택을 비롯해 파격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뒤따랐다. 두 사람 간 면담에는 고동진 삼성전자 IM부문장(사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이 배석했다.
정 수석부회장과의 면담에서도 응우옌 총리는 완성차 공장 설립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트남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차는 현재 시장 점유율 20%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현대차는 관세 장벽을 넘기 위해 부품을 수입한 다음, 현지에서 조립하는 CKD 공정을 베트남에 도입했다. 2년 전 현지 기업 ‘탄콩’과 함께 베트남 생산합작법인(HTMV)을 설립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포스트 중국으로 동남아 시장에서 활발한 비즈니스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앞서 26일 정 수석부회장은 울산 공장에서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연간 생산능력 25만대 규모의 현지 공장 건설을 위한 투자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 지난해 1월에는 동남아시아 차량공유 서비스 업체 ‘그랩’(Grab)에 투자했다. 정 수석부회장은 응우옌 총리와 면담 직후 기자들에게 “(면담) 분위기가 좋았다”고 짧게 답했다./박효정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