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료품이나 옷 등 생활필수품에 대한 서울의 물가가 전 세계 주요 대도시보다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은행은 1일 해외경제 포커스에서 “최근 물가상승률이 크게 낮아졌지만 많은 국민은 여전히 물가수준이 높다고 본다”면서 “국민이 체감하는 서울의 생활물가는 실제 세계 주요 대도시보다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한은은 특히 체감물가가 서울에서 높게 나타난 배경에 비싼 식료품과 옷값이 있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통계 비교 사이트인 넘베오에 따르면 올해 서울의 식료품 생활물가지수(쌀·빵·고기·과일)는 128.8로 뉴욕(111.7), 도쿄(101.2), 파리(95.8), 런던(62.7)을 크게 앞섰다.
특히 청바지나 원피스·신발 등 의류 생활물가지수는 서울이 332.8로 뉴욕(298.2), 도쿄(319.3), 런던(314.7) 등보다 높은 편이었다. 반면 서울의 외식물가는 낮은 편이었고 사실상 정부 통제를 받는 통신·교통 요금도 다른 나라의 주요 도시보다 매우 저렴했다. 한은의 한 관계자는 “서울의 생활물가지수는 337개 도시 가운데 스물여섯번째로 높았다”면서 “취리히·뉴욕·도쿄보다는 낮았지만 파리·런던·홍콩 등보다는 높았다”고 지적했다.
임금은 주요 선진국 가운데 중하위권이지만 도심 임대료가 더 비싼 사실도 높은 체감물가의 배경으로 꼽혔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의 평균임금은 3만9,472달러로 지난해 연평균 환율(달러당 1,100원30전)을 적용하면 4,343만원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평균임금은 통계가 집계된 35개국 가운데 20위다. 쿠시먼앤드웨이크필드가 집계한 서울의 번화가 임대료는 땅값이 비싼 전 세계 30개 도시 평균의 1.4배에 달했다. 한은은 “국가별 물가수준 차이는 소득수준만이 아니라 임대료·인건비·물류비용 등 기타비용 차이에도 기인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