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현지시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영국으로 떠나면서 “우리는 미국인을 위해 싸우고 있다. 알다시피 우리가 너무 많이 낸다”고 지적했다. 이번 회의에서 나토를 상대로 방위비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겠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에게 공정한 상황이 아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우리가 보호해주는 돈은 내지 않는 다른 나라들에서 1,300억달러를 받을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했고 그들(다른 나라들)은 돈을 내지 않았다”며 “우리는 그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도 이날 언론 인터뷰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의 방위비 증액 성과를 자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나토가 앞으로 나서도록 그 나라들이 그들 자신과 세계를 보호하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도록 놀라운 일을 해왔다”며 “트럼프 행정부 하에서 나토에 대해 성취된 것들이 아주 자랑스럽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토 회원국의 방위비) 증가가 지금까지 1,300억달러가 됐고 수천억 달러가 다음 3∼4년에 늘어날 것”이라며 “이는 유럽이 그들의 국민을 지키는 데 나서라는 우리의 기대를 트럼프 대통령이 명확히 한 데 따른 직접적 결과”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워싱턴을 비운 사이 하원이 탄핵조사를 위한 청문회 일정을 이어가는 데 대해 불만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륙 후 올린 트윗에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러 미국인을 위해 열심히 싸우러 유럽으로 간다”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민주당이 고의로 가짜 탄핵 청문회를 나토(정상회의)와 같은 날 잡았다. 좋지 않다!”고 비난했다.
폼페이오 장관도 인터뷰에서 “일하러 해외로 나간 대통령을 지지하는 게 오랜 전통”이라며 “대통령과 국가안보팀 전체가 중요한 사안을 다루러 유럽으로 가는 같은 시점에 청문회를 열기로 한 것이 유감스럽다”고 비판했다.
/뉴욕=김영필특파원 susop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