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로 아파트 공급 감소가 예상되면서 경매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서울에서는 지난달 법원 경매로 나온 아파트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경매 열기가 고조되고 있다.
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법원경매로 나온 아파트들의 낙찰가율은 103.8%로 올해 들어 가장 높았다. 서울의 법원경매 아파트 낙찰가율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이 발표된 8월 101.8%로 올해 처음 100%를 넘겼고, 9월에 100.9%로 소폭 하락했으나 10월(101.9%)과 11월(103.8%)에 잇달아 상승했다. 11월 낙찰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서울의 아파트 수는 총 33개로, 올 들어 가장 많았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법원경매 낙찰가율만 봐도 지난달 107.7%로 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강남 3구 법원경매 낙찰가율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언급이 나온 직후인 지난 7월에 101.0%를 기록한 이래 다섯 달 연속으로 100%를 넘어섰다.
지난달 경매 시장의 또다른 특징은 1회차 낙찰이 많았다는 점이다. 11월 낙찰 물건 중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진주아파트와 잠실파크리오, 서초구 방배동 방배브라운가 모두 감정가가 10억원이 넘었으나 1회차에 낙찰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역시 지난 3월에 진행된 1회차 입찰에서 유찰됐으나 지난달 13일에는 나오자마자 19명이 응찰해 낙찰가율 111%에 낙찰됐다. 경매 경쟁이 치열해지자 경매 참여자들이 유찰로 가격이 내려가기를 기다리기보다는 1회차 낙찰에 승부수를 거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서울 아파트 경매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새 아파트 공급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면서 수요가 경매로 쏠리고 있는 탓이다. 실거주를 원하는 수요자의 경우에도 분양가 상한제 이후 청약 과열로 아파트를 분양받기 더욱 어려워지면서 경매시장으로 관심을 돌리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