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일본이 더 사랑한 조선의 양탄자 '조선철' 고국으로

고미술 1,000여점 선보이는 '진품명품전'서 선봬

조선철 기물보문도 앞면. /사진제공=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조선철 기물보문도 앞면. /사진제공=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



서양에 타피스트리와 카페트가 있다면 한국에는 ‘조선철(朝鮮綴)’이 있었다. 우리의 전통 주거가 온돌과 좌식문화를 떠올리게 하지만, 삼국시대에는 입식생활에 대한 기록이 전한다. ‘한국형 양탄자’는 이때부터 등장한 것으로 추정된다. 양과 염소의 거친 털을 씨실로 문양을 짜 맞춰 화려하면서도 묵직하다. 바닥에 까는 용도 외에 벽걸이로도 사용됐다. 이 한국의 특산품은 마루 생활을 하는 일본에서 큰 인기였다. 조선통신사를 통해 일본으로 전해졌을 때는 귀족 집안에서 앞다퉈 구하려 애썼다. ‘조선철’이라는 명칭도 일본에서 부르던 이름이다. 정작 국내에서는 왕실 외에는 사용이 규제됐고, 서서히 명맥이 끊겨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다.


일본에서 환수해 온 조선철 6점을 비롯해 서화·고가구·도자·공예품 등 1,000여 점이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11~18일 종로구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2019 진품명품전(展)’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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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에 나오는 조선철은 주로 18세기 작품이다. 장수와 선비의 기상을 상징하는 학 다섯 마리를 그린 ‘오학도’를 비롯해 도교·불교에서 상서롭게 여긴 기물을 표현한 ‘기물 보문도’와 ‘사자도’ ‘호접도’ 등이 앞면 문양에 등장한다.

조선철 ‘오학도’ 앞면. /사진제공=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조선철 ‘오학도’ 앞면. /사진제공=한국고미술협회 종로지회


군더더기 없는 비례미를 자랑하는 조선 목가구는 서구 미니멀리즘과 맞닿아 있어 외국인들의 관심이 늘고 있다. 백자 달항아리는 특출난 장식 없이도 ‘당당한 화려함’을 과시하며, 고려청자와 고려 불화에서는 극한의 정교함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추사 김정희의 글씨, 승자총통, 다양한 시대를 아우르는 금속공예품 등이 전시될 예정이다.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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