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4일 청와대 압수수색을 감행한 검찰을 향해 “검찰은 정치하지 말기 바란다”며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검찰의 ‘청와대 하명 의혹’ 수사를 ‘편파 수사’로 규정한 데 이어 당내 공정수사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특검까지 거론하며 공세의 수위를 높였다. 이에 야권은 “자기반성은커녕 검찰의 수사를 폄훼하고 검찰을 탓하고 있다”며 비판했다.
이재정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검찰의 오늘 청와대에 대한 압수수색, 혹 개혁에 맞선 검찰의 정치행위가 아닌지 묻고 있는 국민들이 많다”며 검찰을 비난했다. 앞서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최근 검찰 조사가 이뤄지고 있는 여러 가지 상황을 보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선택적 수사라고 아니할 수 없다”며 “검찰개혁이 반드시 필요한지를 잘 보여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검찰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당시 국회선진화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인 자유한국당 의원 60명은 조사하지 않고, 정작 패스트트랙을 통해 검찰개혁에 힘을 주고 있는 여권에만 수사력을 쏟고 있다는 주장이다.
민주당은 특히 설훈 최고위원을 위원장으로 한 ‘검찰공정수사촉구위원회’를 설치하고 ‘특검’ 카드의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검찰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고 있다. 설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을 방문해 항의하고 국민 앞에 엄포를 놓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은 청와대 압수수색 소식을 반기는 동시에 수사에 외압을 가해서는 안 된다고 맞섰다. 이만희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을 통해 “청와대는 민주당과 함께 검찰에 대한 압박으로 수사를 막으려 할 것이 아니라 철저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앞장서 인적쇄신을 단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창수 대변인은 민주당을 향해 “자기반성은커녕 검찰의 수사를 폄훼하고 검찰을 탓하고 있다”며 “청와대는 검찰의 압수수색에 성실히 응하고, 민주당은 검찰 수사에 대한 ‘내로남불’ 압박을 그만둬야 한다”고 지적했다. 강신업 바른미래당 대변인도 구두논평을 통해 “청와대가 제 식구 감싸기에 급급한 나머지, 사실을 축소·은폐하거나 증거 인멸을 시도하는 수사 방해를 해서는 안 된다”며 “검찰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한국당의 한 재선 의원은 “법원이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한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청와대는 숨기지 말고 자료를 다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인사·예산권을 가진 정부 여당의 직접적인 압박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수사외압은 없어야 한다”고 꼬집었다.
/김인엽·방진혁기자 inside@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