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 스포츠 문화

[미술책꽂이]미국미술, 유럽제치고 최고가 되기까지

■20세기 미국 미술

휘트니미술관 기획, 마로니에북스 펴냄




오늘날 현대미술의 심장부라 하면 누구나 뉴욕을 떠올리지만 1940년대만 해도 미국은 물론 뉴욕까지도 ‘동네 미술’ 취급을 받았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세계의 리더가 되면서 상황은 급변했고 ‘글로벌 스케일의 문화적 가치들’을 강조하며 뉴욕을 중심으로 한 미국 미술이 급부상했다. 그 중심에 있던 휘트니미술관은 목표 자체가 미국미술을 부흥시키는 것이었고 실제로 그 미션을 이뤘다. 책은 2000년 밀레니엄을 맞아 휘트니미술관이 기획한 특별전에 맞춰 제작된 것으로 전문 필진들이 미술 뿐만 아니라 시대적 맥락까지 짚어내 의미가 크다.


부제가 ‘현대 예술과 문화 1950-2000’. 책은 미국미술을 시기별로 분류해 △초강국에 오른 아메리카 1950~1960 △아메리칸드림의 이면 1950~1960 △뉴 프론티어와 대중문화 1960~1967 △기로에 선 미국 1964~1976 △복원과 반응 1976~1990 △뉴 밀레니엄을 향한 도전 1990~2000 까지 총 6장(章)으로 구성됐다. 물감을 뿌리고 튀기던 ‘액션 페인팅’의 잭슨 폴록은 낭만적이고 소외된 예술가의 천재성을, 광고·만화 등 통속적 이미지로 작품을 만들고 자기 홍보에 탁월했던 앤디 워홀은 예술가의 스타성을 보여줬다. 미술 뿐만 아니라 이들과 연계된 건축·문학·무용·영화도 아우르고, 사회적 쟁점과 운동도 곁들여 설명한다. 책의 마지막 장에는 백남준이 등장하는데, 일찍이 그를 미국 작가로 선점하고자 한 휘트니미술관은 백남준의 대형작품 ‘세기말’ 등을 소장하고 있다. 이 책 한 권이면 미국 현대미술에 관해 자신있게 얘기할 수 있을 정도로 알차게, 촘촘히 파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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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구할 수 없는 600점에 달하는 도판만 보더라도 아깝지 않을 책이다. 지난 2008년 하드커버의 대형판으로 출간됐던 책이, 여전히 두툼하고 좀 무겁긴하지만 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을 만큼 몸집을 줄여 개정판으로 다시 나왔다. 2만8,000원.


조상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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