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지난 주 (2일~6일) 뉴욕증권거래소(NYSE)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0.13%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지수는 0.16% 올랐지만, 나스닥은 0.1% 하락했다.
지난주 초 미국과 중국이 거센 설전을 벌이는 등 양국간 무역 합의가 무산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 증폭에 주가는 약세를 보였다.
반면 주 후반에는 중국이 미국산 대두 등에 대한 관세 유예 계획을 밝히고, 트럼프 대통령도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하는 등 낙관론이 다시 힘을 받았다.
여기에 주 막판 미국의 11월 고용지표가 깜짝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급등하며 하락폭을 좁혔다. 이번 주 발표된 제조업 지표 등이 잇따라 부진하면서 경제에 대한 우려가 커졌지만, 예상보다 훨씬 강한 고용이 확인되면서 불안을 불식시켰다. 미 노동부는 11월 신규고용이 26만6,000명(계절 조정치)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집계한 조사치 18만7,000명 증가를 큰 폭으로 넘어섰다. 지난 1월 이후 최고치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엄청난 고용보고서!”와 “일자리, 일자리, 일자리!” 등의 글을 잇달아 올리며 자축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의 마이클 아론 수석 투자 전략가는 “매우 강한 지표이며, 8월 이후 경기 침체 우려가 후퇴한 상황에서 고용보고서는 미국 경제가 탄탄하다는 점을 계속해서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시장
지난주 미 국채가격은 시장 예상을 대폭 웃돈 고용보고서에 미국 경제에 대한 우려를 덜어 하락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지난 주 6.4bp(1bp=0.01%포인트)에 달했다. 지난달 8일 이후 주간으로 최대 상승폭을 나타냈다.
국채 30년 수익률은 지난주 8.0bp 올라 3주 연속 하락을 멈췄다. 국채수익률은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미국 고용시장이 여전히 탄탄하다는 게 증명되면서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줄었다. 지난 11월 미국의 비농업 부문 고용은 26만6,000명이 늘어 시장 예상을 큰 폭 웃돌았다. 지난 10월과 9월 수치도 상향 조정됐다.
실업률은 반세기 만에 최저치인 3.5%로 다시 하락했고, 임금상승률은 예상에 대체로 부합했다.
오는 15일 관세 데드라인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합의에 실질적인 진전이 있는지 관망한 가운데, 일부 긍정적인 신호가 나와 미 국채시장 하락에 일조했다.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중국이 미국에서 수입하는 일부 대두와 돼지고기에 대한 추가 관세를 유예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대두와 돼지고기 등 농산물 구매 확대는 미·중 무역협상에서 미국의 요구사항 가운데 하나여서 무역합의 기대를 자극했다.
◇외환시장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지난 주 0.61% 하락했다. 10월 중순 이후 가장 큰 주간 하락률이다.
11월 비농업 고용이 26만6천 명 증가한 것으로 나타나 달러는 전반적으로 반등했다. 11월뿐만 아니라 10월과 9월 수치도 상향 조정됨에 따라 고용시장도 둔화해 미국 경제에 부담이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덜었다. 18만 명대를 예상했던 시장에서는 블록버스터급이라고 평가했다.
이번 주 초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지표가 실망감을 준 뒤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중단 기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일단은 사라졌다.
다만 실리콘 밸리 은행의 샘 쿠퍼 분석가는 “고용지표 호조가 달러에 반가운 안도감을 주겠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관계가 여전히 불확실해 달러는 단기적으로만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긍정적인 결과에도 주요 우려의 원인이 되는 무역분쟁을 줄이지 않을 것”이라며 “이번 지표는 미국 경제가 약해지는 것 아니냐는 공포 정도만 진정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원유시장
유가는 산유국들이 내년 3월까지 감산 규모를 확대하면서 상승했다.
지난 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7.3% 급등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도 3.14% 상승했다.
지난 주 석유 수출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은 감산 규모를 현행 하루평균 120만 배럴에서 170만 배럴로 50만 배럴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감산 기간은 내년 3월까지면, 산유국들은 3월 초 감산 관련 정책을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전일부터 감산 확대 합의 소식이 나왔지만, OPEC 플러스(+) 차원의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던 만큼 불확실성이 있었지만 감산 규모 확대가 최종 확정되면서 유가는 상승 압력을 받았다.
산유국들의 감산 합의 이행 의지도 확인되면서 유가는 강한 상승 탄력을 받았다.
미국의 11월 비농업 신규고용이 시장 예상보다 훨씬 만큼 26만6,000명 급증한 점도 유가 랠리를 거들었다.
미 경제 상황에 대한 안도감이 형성되면서 뉴욕 증시에서 주요 지수가 큰 폭 오르는 등 위험자산 전반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화됐다.
여기에 미국 원유 시추업체 베이커휴즈는 이번 주 미국 내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 수가 전주보다 5개 줄어든 663개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7주 연속 감소하며 초과 공급에 대한 우려를 줄였다.
◇주간전망(9~13일)
이번 주 뉴욕증시는 미국과 중국이 1단계 무역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며 등락을 반복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지만 금리 동결 기조를 재차 밝힐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의 우려는 크지는 않다.
영국 총선 결과도 글로벌 금융시장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주에 도래하는 미국이 중국산 추가 제품 약 1,560억 달러어치에 대해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시점인 15일(현지시간)을 앞두고 양국이 1단계 합의에 대한 결론을 낼지가 관심사다.
마감시한 전에 1단계 합의를 타결할 수 있을지, 적어도 추가 관세가 연기될 수 있을지에 따라 증시가 방향성을 달리할 수밖에 없다. 양측이 기존 관세 철회 등 쟁점에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여전히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시장은 15일까지 합의가 타결되지는 않더라도, 새로운 관세가 부과되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를 견지하고 있다. 관세 부과를 연기하고 협상을 이어가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다는 관측이다. 하지만 관세 부과가 강행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충격파는 클 것으로 보인다.
10일부터 이틀간 FOMC가 열리지만 매우 양호했던 11월 고용을 고려하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겠다는 연준의 방침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미미하다.
연준의 비둘기(통화완화 선호) 신호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은 만큼 향후 금리 동결 방침이 다시 강조된다 해도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소매판매도 미국 경제의 기둥인 소비상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다.
영국 정국에도 시장의 관심이 다시 집중될 전망이다. 오는 12일 영국 총선이 실시된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집권 보수당이 과반을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됐다. 예상대로라면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완화하면서 투자심리도 개선될 수 있다.
반면 보수당이 의석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다면 불안감이 다시 커질 전망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의 통화정책회의도 12일 열린다. 새로운 부양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은 거의 없지만, 크리스틴 라가르드 신임 총재가 처음 주재하는 회의인 만큼 그의 발언에 시장의 관심이 쏠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