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분양

'로또 청약' 만들어 놓고 이젠 '전세 난민' 만드나

과천 등 청약 대기 수요 유입에

전셋값 급등 등 부작용 잇따르자

1순위 의무거주기간 연장 추진




지방자치단체의 가격 통제로 분양 일정이 연기되면서 청약 대기수요가 몰리고 있는 과천 등 경기지역에서 청약 1순위를 위한 의무거주기간이 1년에서 2년 이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로또 분양’을 노린 수요가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 전셋값이 급등하는 등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어서다. 로또 청약수요는 지자체가 분양가 통제를 더욱 강화하고, 이에 따라 분양이 계속 미뤄지면서 유입되고 있다. 로또 대기 수요 양산의 주범인 지자체가 전세 난민을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과천시는 경기도에 과천지식정보타운에 청약하기 위한 1순위 의무 거주기한을 현재 1년에서 2년 또는 3년으로 강화할 것을 건의했다. 청약제도에서 의무거주기간 설정 권한은 일반지역은 시·군·구에, 66만㎡ 이상 대규모 택지지구는 시·도에 있다. 경기도는 과천지식정보타운을 비롯한 경기도 대규모 택지에 청약 1순위 의무거주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국토교통부와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하남에 속한 북위례, 고양 덕은지구 등 분양을 앞둔 경기도 대규모 택지도 거주의무 기한이 연장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과천지식정보타운은 청약 당첨 시 주변 시세와 비교해 수 억 원 대 차익을 볼 수 있는 ‘로또 청약’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과천은 1순위 청약통장 보유자 수가 10월 말 기준 2만 2,937명으로 350만 명에 달하는 서울에 비해 100분의 1도 안 되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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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과천 아파트 전세가는 전입 수요가 늘면서 급등세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7월 0.26%로 상승 전환한 뒤 8월 2.22%, 9월 2.03%, 10월 3.86%, 11월 2.77%로 고공행진 중이다. 7월부터 5개월간 누적 상승률이 무려 14.77%에 달한다. 올 6월 만해도 7억원대 초반이었던 원문동 과천래미안슈르 전용 84㎡의 전세가는 최근에는 9억원을 넘긴 상황이다.

한편 거주의무기간 강화로 인해 과천지식정보타운과 같이 공공택지 분양을 위해 주소지를 옮긴 청약대기자가 ‘청약 난민’이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에서 분양가를 억눌러 ‘로또 분양’을 만들어 놓고, 청약 조건에도 개입해 부작용이 우려된다”면서 “서울 아파트 수요 분산이 어려워지면, 서울 집값 과열로 인한 주택 시장 불안정이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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