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동안 해온 항목 단위 심사에서 벗어나 ‘분석심사’를 도입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 중입니다”
김승택 건강보험심사평가원장은 9일 오전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 원장은 “항목 단위 심사에선 (심사평가를) 하는 사람도 눈이 빠지는 일이고 의료계에서도 제대로 하고 있느냐고 의구심을 품는다”면서 “심사평가 본질과 달라진 느낌이 들어서 우리가 기본적으로는 분석심사라는 것으로 바꿨는데 요체는 의료계에 자율성을 보장하고 그와 함께 따르는 책임성을 담보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요양기관이 청구한 건강보험 요양급여비용을 건건이 심사하던 것을 의료기관별 경향심사 방식으로 바꾸는 방안을 시범사업으로 운영 중이다. 이는 급여기준을 다소 벗어나더라도 환자 진료와 검사에 대한 자율성을 요양기관에 부여하되 적정한 수준을 벗어났다고 판단하면 집중적으로 심사하는 방식이다.
의료계에서 이 방식을 도입하면 의료기관들이 오히려 심사평가원의 눈치를 보고 축소진료를 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신뢰를 회복하겠단 의지를 밝혔다. 김 원장은 “이 같은 상황은 정부와 의료계가 신뢰를 쌓아가면서 일한 적이 거의 없기 때문”이라며 “한 쪽이 손을 내밀 때 같이 가지 않으면 신뢰를 쌓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정부와 심사평가원이 진심을 보이고 의료계와 잘 어우러져 가다 보면 시간이 흘러 문제를 해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원들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인사 시스템을 개편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공무원식 순환보직으로 인해 직원들이 심사 업무에 전문성일 키우기 어렵다고 보고 전문 직군의 근무 기간을 늘리는 방안을 도입하겠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