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상장사 좋은사람들(033340)이 지난 3월 변경된 최대주주의 인수 자금 출처를 뒤늦게 정정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배구조와 자금 출처를 수개월간 누락한 회사를 두고 다음달 예정인 유상증자에서 주주들이 어떤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보디가드’와 ‘예스’ 등 유명 속옷 브랜드를 운영하는 좋은사람들이 최대주주와 노조의 갈등으로 또다시 내홍을 겪고 있다.
최대주주인 이종현 좋은사람들 대표의 자금 출처가 또 문제가 됐다. 3월 분쟁 당시에도 최대 주주인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이하 제이에이치W)의 인수 자금 출처를 두고 노조와 갈등을 빚었지만 극적 타결해 이 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그러다가 최대 주주의 자금 출처가 다시 도마 위에 오른 것은 8월이다. 회사가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하기로 하면서다. 금융감독원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최대 주주의 최대 출자자가 실제와 다르게 보고된 점이 확인됐다. 회사는 세 차례에 걸쳐 공시를 수정했지만 최대 주주의 실체에 대한 의혹은 해소되지 않았고 이에 금융감독원은 10월 정정신고 제출을 요구했다.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이 대표가 밝힌 제이에이치W의 실질 지배자는 지분 66.67%를 보유하고 있는 ‘케이티피투자조합’이다. 케이티피투자조합은 이 대표 가족이 투자한 이력이 있는 동양네트웍스(030790)와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073070)·디에이테크가 투자해 결성한 조합이다.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달랐다. 감독원의 정정신고서 제출요구에 따라 회사 측이 다시 제출한 공시를 보면 케이티피투자조합의 출자회사 세 곳은 지분 양수도계약을 통해 제이에이치W의 투자조합이 됐고, 이들 세 회사의 지분은 20%대 전후로 낮아졌다. 지분 33.33%를 보유하고 있는 JH리소스가 제이에이치W의 실질적인 주주였던 셈이다. 결국 이 대표는 자기 돈 35억원과 대출금 15억원만으로 시총 1,000억원 규모의 코스닥 상장사를 실질 지배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회사는 “공시 담당자가 최대 주주의 최대 출자자 변경사항이 의무공시 사항인 것을 사전에 인식하지 못해 변경된 사실을 반영한 공시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결국 내부 갈등으로 이어졌다. 이 대표 체제를 지지했던 회사의 노조가 수습에 나섰지만 폭로전으로 번지고 있다. 인수 당시 노조는 직원들에게 “자금의 출처와 건전성 등을 확인했다”며 이 대표 체제의 당위성을 직접 설명한 바 있다. 이번 사태로 노조 측이 항의하자 이 대표는 “노조 측이 자금의 출처를 확인했다는 ‘확인서’만 요구했고, 노조가 실제 자금의 출처는 확인한 바 없다”고 폭로해 직원들과 주주들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이번 사태가 유상증자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좋은사람들은 오는 1월 초 5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 구주주에 물량을 먼저 배정 후 실권주는 일반공모하는 형태다. 회사 측은 “이번 유상증자 공시는 법적으로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계획한 유상증자를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