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의 큰 어른이었던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의 마지막을 같이 하고자 하는 조문 행렬은 빈소가 차려진 둘째 날까지도 이어졌다. 11일 오전에는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 최태원 SK(034730)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이웅열 코오롱 회장, 손길승 SKT 명예회장, 박지만 EG 회장,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 김종인 전 민주당 비대위원장 등 정·재계 인사들이 조문객으로 방문했다.
오전 9시께 가장 먼저 고인의 빈소에 발걸음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직접적인 친분은 없었으나 형인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녀 박은형 씨가 상주의 처로, 사돈의 인연으로 방문했다. 박 회장은 “우리나라 재계의 큰 인물이었는데 돌아가셔서 안타깝다”는 심정을 전했다.
대우 그룹 관계자는 “금호와 대우가 여러 사업적 측면에서 인연이 많았다”고 전했다. 대우건설은 워크아웃 이후 2006년 금호그룹에 인수됐다 2010년 유동성 위기로 다시 산업은행 품으로 돌아왔다.
그동안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았던 손길승 SKT 명예회장도 방문했다. 손 명예회장은 과거 고인이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근무하던 1999년 2월~10월 당시 전경련 부회장으로 함께 일했다. 1999년 8월은 대우 그룹의 모든 계열사가 워크아웃 대상이 되면서 그룹이 해체된 시점이다. 고인이 가장 힘들 때 함께 일한 손 회장은 그를 기리며 “우리나라 기업인들이 전세계 어디서도 가서도 활동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마련하셨다. 비즈니스 결단을 할때 반드시 최일선에서 결정권자하고 같이 만나서 그 자리에서 결정하는 과단성과 담대함을 보여줘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노태우 대통령 시절 남북 기본합의서가 채택될 때도 많은 활동 했다”며 “기업활동도 열심히 했지만 우리 나라의 미래를 위해 북한과의 관계서도 많은 활동을 하셨다”고 전했다.
오전 10시께 입관 절차가 시작된 직후 조문객으로 방문한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은 고인과는 경기고등학교 8년 후배다. 정 전 장관은 남북 기본합의서 채택 등 고인이 남북 관계에 큰 역할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도착한 신동빈 롯데 회장, 이웅열 코오롱 명예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슬픔 어린 표정으로 입을 굳게 다문 채 빈소를 떠났다.
최태원 SK 회장은 조문을 마친 뒤 “한국 재계 1세대 기업인이자 큰 어른으로서, 청년들에게 꿈과 도전 정신을 심어주셨던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짤막히 전했다.
이밖에 고인과 평소 연이 깊었던 장치혁 전 고합 회장, 이홍구 전 국무총리, 오명 전 장관, 한광옥 전 비서실장, 한승수 전 국무총리, 이장무 전 서울대학교 총장 등 각계 인사들이 빈소를 찾아 조의를 표했다. 오후에는 2시께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이장한 종근당 회장이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