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라이프

녹십자 '최대 프로젝트'...힘겨운 북미 진출

加 혈액분획제제공장

폼목 허가 받지 못해 시생산만

상업생산 1년 늦춰 2020년으로

FDA 품목허가도 두차례 보류

美진출 계획 3년째 제자리걸음




북미 시장 진출을 야심 차게 선언했던 GC녹십자가 좀처럼 국경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국보단 비교적 진입이 수월할 거라 예상했던 캐나다에서부터 문턱을 넘지 못한데다 2017년 미국 출시 예정이었던 혈액제제도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3년째 받지 못하고 있다. ‘창립 이래 최대 프로젝트’라 명명했던 계획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는 것이다.

12일 녹십자 및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준공한 캐나다 퀘벡주 몬트리올에 준공한 혈액분획제제공장은 혈액제제인 아이비글로불린(IVIG-SN)의 캐나다 연방보건부 품목 허가(공장 제조 및 품질기준인 GMP 인증포함)를 받지 못해 ‘개점휴업’ 상태다.

착공 당시 공장에서 생산할 IVIG-SN에 대한 캐나다 품목 허가를 받고 ‘늦어도 2019년부터 공장 상업 생산을 시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아직 허가 신청 조차 하지 않았다. 의약품 공장은 제품 생산 전에 시생산, GMP 인증 등 과정을 거쳐야 상업용 제품을 생산할 수 있다.


계획이 틀어진 것은 2017년 공장 준공을 전후한 때였으며 이 무렵 녹십자는 상업 생산 목표를 당초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바꿨다. 녹십자 측은 “(현재로선) 상업생산 목표시기가 2020년이고 예정대로 허가를 진행할 예정”이라면서 “내년 중 품목허가를 신청해 같은 해 허가를 획득하고 상업생산을 시작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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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GMP 인증을 포함한 캐나다 제품 허가가 통상 1년여가 걸리는 만큼 업계에선 계획을 수정하더라도 캐나다 진출 시점이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녹십자는 당초 퀘백 공장에서 생산한 IVIG-SN을 캐나다를 시작으로 미국에까지 수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이를 위해 공장에만 2억5,000만 캐나다달러(약2,200억원)를 투자했다. 이 중 2,500만 캐나다 달러는 캐나다 정부가 자금 지원을 했고 공장 실제 가동 시 캐나다 정부 측에서 제품을 최소 8년간 구매해주는 혜택을 줬다. 북미는 세계 의약품 시장의 격전지로 꼽히는데 특히 전 세계 혈액제제 시장 규모 25조원 중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 규모는 10조원~12조원에 이를 만큼 어마어마하다. 현재 녹십자의 혈액제제류 매출액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어 북미 시장 진출까지 성공할 경우 매출 증대 효과가 클 수밖에 없다. 북미 시장 진출에 공을 들이는 이유다.

그런데 캐나다는 물론 미국시장 진출 계획도 3년째 제자리 걸음이다. 녹십자는 2017년 미국 출시를 목표로 2015년 미국 FDA에 품목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2016년과 2018년 두 차례나 자료 보완이 필요하단 통보를 받고 허가가 지연됐다.

승인이 보류되면서 녹십자는 아예 전략을 바꿨다. 원래 승인 신청했던 품목은 IVIG-SN 5%였으나 이보다 더 고용량인 10%부터 허가를 신청하기로 했다. 5% 제품보단 10% 제품이 수익성이 더 높고 계획이 늦어지고 있는 만큼 10%부터 허가를 받겠단 설명이다. 실제 신청서는 2020년 4·4분기에 제출할 예정이다.

그러나 국내 제약사 중 현지에 직접 공장을 짓고 북미 시장 진출을 추진한 것은 드문 경우여서 업계에서 여전히 녹십자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베트남 등에 공장을 짓는 제약사들은 몇 있지만 북미에 공장을 짓고 본격 진출을 준비하는 것은 녹십자가 최초”라면서 “시간이 좀 지체되더라도 성공만 한다면 좋은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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