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건설이 서울 은평구 갈현1구역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가처분 소송에서 패소했다. 현대건설은 시공사 입찰 자격을 상실한데 이어 본안 소송 결과에 따라 1,000억원의 입찰보증금 몰수가 확정될 수 있어 고민이 깊어지게 됐다.
서울서부지법 제21민사부는 12일 현대건설이 갈현1구역 조합을 상대로 제기한 입찰무효 등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에서 기각 결정을 내렸다. 현대건설은 조합의 자사 입찰무효 및 입찰보증금 몰수, 입찰 참가자격 제한 조치 등이 부당하다며 이를 결정한 조합 대의원회의 결정 효력을 정지해달라고 요청했지만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따라 현대건설은 갈현1구역 시공사 선정 입찰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또 앞서 납부한 1,000억원의 입찰보증금도 그대로 몰수당할 위기에 놓였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가처분 소송 결과와 별개로 본안 소송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본안 소송 결과를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갈현1구역 재개발 사업은 총 공사비 9,200억원 규모로 서울 강북권 최대 정비사업 중 하나로 꼽힌다. 당초 현대건설과 롯데건설이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면서 경쟁 구도를 갖췄다. 하지만 조합은 현대건설이 입찰 서류에서 건축도면 중 변경도면을 누락하고 담보를 초과하는 이주비를 제안하는 등 ‘중대한 흠결’을 초래했다며 입찰 무효·입찰 제한·입찰보증금 몰수 등 결정을 내렸다. 이후 지난달 열린 시공사 재선정 입찰 현장설명회에는 GS건설과 롯데건설, 현대엔지니어링 등 3개 건설사가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