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구자경 명예회장 별세.. LG그룹의 미래는?

구광모 LG그룹 회장구광모 LG그룹 회장


구자경 LG(003550)그룹 명예회장의 별세에도 LG그룹의 경영권 등은 큰 변함이 없을 전망이다. 지난해 구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별세 후 구본준 전 LG그룹 회장을 중심으로 한 ‘LG그룹 내 계열분리설’ 등이 끊임없이 제기됐지만 가능성은 많지 않아 보이는 탓이다. 특히 지난해 취임한 구광모 LG그룹 회장 이 올 연말 인사에서 조성진 LG전자(066570) 부회장 교체 등으로 확실한 ‘조직 장악력’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구광모 체제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전망이다.

14일 LG그룹 등 재계에 따르면 이날 별세한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은 선친인 구인회 LG그룹 창업주에 이어 27년간 LG그룹을 이끌며 LG를 글로벌 기업으로 육성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등으로 글로벌 TV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자랑하며 LG화학(051910) 또한 최근 미국 GM과 현지 합작사 설립을 꾀하는 등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서 주요 업체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재계에서 구자경 명예회장의 경영 능력을 높이 사는 이유다.


현재 LG그룹을 이끌고 있는 구광모 회장은 구자경 명예회장의 손자로 회장 취임 후 1년 반 동안 재계는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구 회장은 이번 연말인사에서 ‘세대교체’와 ‘성과주의’ 확립을 목표로 6인 부회장 체제를 4인 부회장 체제로 재편하는 등 확실히 변화에 힘을 주기도 했다. 구 회장 체제 들어 ‘인화(人和)의 LG가 독(毒)한 LG’로 바뀌었다는 분석이 나오는 등 만큼 LG그룹의 세대교체 기조는 향후 몇 년간 지속될 전망도 많다.



다만 구광모 회장 입장에서는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 우선 OLED 시장 확대를 통해 LG디스플레이(034220)와 LG전자 등의 계열사 실적 개선이 시급하다. LG디스플레이는 석달전 최고경영자(CEO)를 정호영 사장으로 긴급 교체하는 등 변화에 힘 주고 있지만 광저우 OLED 공장 수율 문제 등 개선해야할 점이 많다. 5,000여명에 달하는 희망퇴직 관련 비용도 부담이다.


LG전자 또한 영업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MC 사업부 등 스마트폰 사업부의 실적 반등이 절실하다. 투자대비 수익이 나지 않는 전장 부문 또한 기술력 외에 영업력 강화를 통한 ‘V자 반등’을 노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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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은 최근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등 전기차 배터리 시장 주도권 다툼에서 확실한 경쟁 우위를 보여야 한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의 전기차 시장 축소 등 글로벌 시장 변화에도 능동적 대응이 필요하다. ‘화학산업의 쌀’이라 불리는 에틸렌 가격이 손익분기점(BEP) 수준으로 떨어지는 등 미중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전체적인 수익성 악화도 넘어야할 산이다.

LG유플러스(032640)는 5G 시장 확대를 위한 막대한 투자액(CAPEX) 부담을 감내해야하며 LG이노텍 등 주요 전자계열사 또한 선택과 집중 전략을 통한 수익 개선을 노려야 한다. LG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으며 최근 1985년생 여성 임원을 배출해 화제가 됐던 LG생활건강(051900) 또한 꾸준한 신성장 동력 마련이 필요하다.

장자 승계 원칙이 확고한 LG그룹이지만 이 같은 숙제를 제대로 풀지 못할 경우 구광모 체제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구 회장은 지난해 회장 취임 이후 그룹사별 이슈를 꼼꼼히 챙기며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에 힘을 주는 등 본인의 경영철학을 실현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다만 구 회장이 비교적 갑작스레 회장 자리에 오른데다 주요 그룹사 실적 부진 등은 선친인 구본무 전 회장 시절부터 누적돼 온 문제라는 점에서 해결책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경쟁사 대비 ‘인재에 대한 투자가 약하다’는 세간의 지적도 풀어야 한다.

재계 관계자는 “수많은 그룹사의 미래를 책임지고 있는 구회장 입장에서는 수년내에 자신의 능력을 ‘숫자’로 입증해야 한다는 부담이 클 것”이라며 “다만 순혈주의를 타파하고 외부 인재 영입에 적극 나서는 등 ‘LG가 요즘 바뀌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만큼 조만간 가시적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양철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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