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정어리집회’ 참가자들이 지난 14일(현지시간) 로마 중심가에 모여 있다. /로마=AP연합뉴스이탈리아에서 극우주의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 이뤄진 풀뿌리 시민운동 ‘정어리집회’가 수도 로마까지 상륙하며 최근 한 달 동안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산하고 있다.
1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날 약 10만명의 시민들은 로마의 산조반니광장에 모여 이탈리아에서 득세하는 극우주의에 반대한다고 외쳤다. 이들은 특히 지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극우 성향의 정당 동맹 대표인 마테오 살비니를 겨냥해 분열과 증오 정치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모인 인원은 한 달간 전국 각지에서 진행된 집회 중 규모가 가장 큰 것으로 전해졌다.
정어리집회는 수백만마리가 떼를 지어 이동하며 자신보다 몸집이 큰 어류에 대항하는 정어리처럼 평범한 시민들이 하나로 뭉쳐 거대한 변화를 이뤄내겠다는 뜻으로 시작된 운동이다. 정당이나 시민단체의 관여 없이 오로지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로만 이뤄졌다는 것이 특징이다. 중부 에밀리아로마냐주 볼로냐 출신의 30대 4명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집회를 처음 제안해 지난달 14일 볼로냐에서 1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참여한 것이 집회의 출발점이다. 정어리집회는 시칠리아·밀라노·토리노 등 이탈리아 전역으로 확산하는 추세다.
집회 참여 시민들은 오랜 경기침체에 대한 불만과 이민자들에 대한 증오를 이용해 갈등과 반목을 조장하는 극우주의에 저항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특히 이들이 겨냥하고 있는 살비니 대표는 이탈리아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이민자 혐오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지난달 여론조사에 따르면 살비니 대표가 이끄는 동맹이 지지율 34.5%로 1위를 달리며 극우주의 바람이 내년 1월 에밀리아로마냐주 지방선거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