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종목·투자전략

[SEN]미래에셋그룹, 7조원 규모 美 호텔인수 차질…소유권 분쟁 ‘파장’

[서울경제TV=배요한기자] 미래에셋그룹이 제대로 된 검증 없이 중국 안방보험과 약 6조8,000억원(58억달러) 규모의 미국 최고급 15개 호텔 매매계약을 체결했다가 일부 호텔에 대한 소유권 논란이 불거지면서 호텔인수가 차질을 빚게 됐다. 미래에셋그룹은 전체 대금의 10%(약 6,800억원)를 보증금으로 안방보험에 지급한 것으로 알려져 인수 무산이라는 최악의 경우 보증금을 잃을 처지에 놓였다. 부동산등기부조차 제대로 확인해보지 않은 채 계약에 나섰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하지만 회사 측은 호텔 인수에 문제가 없으며, 내년 3월까지는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입장이다.


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그룹은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매입하는 미국 최고급 15개 호텔 중 6개 호텔에서 소유권 분쟁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매 계약 중 가장 규모가 큰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Westin saint francis) 호텔을 포함한 6개 호텔의 소유주가 안방보험 몰래 다른 회사로 바뀐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태의 주범인 SHR그룹은 지난 9월 법적 소유주인 안방보험 몰래 ‘권리증서’를 작성하는 방법으로 6개 호텔에 대한 소유권을 불법으로 취득했다.

이에 안방보험은 소유권을 불법으로 이전한 SHR그룹을 상대로 소재지 지방법원에 6개 호텔에 대한 소유권 이전 취소 소송과 매매금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일부 법원에서는 가처분 명령이 떨어져 호텔 매매가 금지된 상황이지만, 일부호텔에 대해서는 아직까지 소송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미래에셋그룹이 인수 직전 달인 지난 8월 안방보험이 6개 호텔에 대한 소유권 변경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안방보험과 무리한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번 호텔인수 주체자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중국 안방보험과 호텔 계약을 체결하기 이전부터 소유권 분쟁 관련 사항에 대해 인지하고 있었다”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결과 SPC(SHR그룹)로 이전된 소유권은 효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언급해 소유권 이전 문제를 사전에 인지하고도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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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샌프란시스코 카운티 지방법원은 안방보험이 소유권을 강탈당한 호텔 중 하나인 웨스틴 세인트 프랜시스 호텔의 소유권 이전 재판 관련 회의를 내년 2월 5일 열겠다고 통보해 매각 지연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아무리 빨리 소유권을 되찾아 오더라도 내년 2월까지 호텔 매매 계약은 불가능하다는 의미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현재 15개 호텔에 대한 인수는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면서 “내년 2~3월까지 잔금 납부를 통해 계약을 마무리(deal closing)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래에셋그룹은 지난 9월 9일 중국 안방보험으로부터 미국 주요 거점에 위치한 최고급 호텔 15개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인수 금액은 58억달러(약 6조9,000억원)로 국내 자본으로는 최대 규모의 해외 부동산 투자다.

인수한 호텔들은 안방보험이 2016년 세계 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으로부터 매입한 5성급 호텔들로 미국 전역 9개 도시 주요거점에 위치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 센트럴파크 인근의 JW메리어트 에섹스하우스 호텔, 샌프란스시코 인근의 리츠칼튼 하프문배이 리조트, LA 인근 라구나 비치에 위치한 몽타주 리조트, 실리콘 밸리 소재 포시즌스 호텔 등이다.

미래에셋그룹은 이번 미국 호텔인수를 위해 미래에셋컨소시엄을 구성하고 2조6,000억원의 자금을 마련했다. 미래에셋대우는 1조8,000억원 규모로 참여하며, 이는 올해 6월 말 자기자본(8조3000억원)의 21.7%에 달한다. 부족한 자금은 차입을 통해 조달한다는 방침이다. /byh@sedaily.com

배요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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