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단체가 분양가 통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지자체별로 ‘복불복’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일부 지자체는 건설사 및 조합 가격을 그대로 승인해 고분양가 논란을 불러일으키는가 하면 다른 시·도는 분양가 산정 과정에서 몽니를 부리는 등 정반대의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고 있는 것. 건설사 및 조합 입장에서는 어느 지역에서 분양하는 지 여부가 가격 산정의 주요 관건이 되고 있는 것이다.
◇ 수원 ‘OK’, 분양가는 조합이 알아서 = 16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수원 팔달구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1,720만원대로 책정됐다. 지난해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던 ‘화서역파크푸르지오’의 3.3㎡당 평균 분양가(1,600만원대)보다 100만원 가량 높다.
세부적으로 보면 힐스테이트푸르지오수원 전용 84㎡ 기준 분양가는 6억원 가량으로 인근에 위치한 ‘LH수원센트럴타운1단지’ 전용 84.98㎡의 최고가(5억 4,500만원)보다 5,000만원 가량 비싸다. 정부가 분양가를 옥죄고 있는데 이 같은 가격은 이례적이라는 반응이다.
수원시에서는 해당 단지의 분양가 책정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수원시 관계자는 “분양가 책정은 재개발 조합에서 정할 일”이라며 “시에서는 규정된 법적 요건을 충족하고 있는지를 판단해 분양승인을 낸다”고 설명했다.
◇ 고양·과천 ‘NO’, 더 가격 낮춰라 = 반면 지난 11월 고양시 덕양구에 공급된 ‘대곡역두산위브’의 경우 지자체와의 압박 속에 가격을 낮췄다. 두산건설과 능곡1구역 조합 측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의 보증협의를 받아 3.3㎡당 1,850만원대로 일반분양가를 제시했다. 하지만 고양시 측은 3.3㎡당 1,608만원의 분양가가 적절하다며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이후 두산건설 측은 분양가를 3.3㎡당 1,790만원대로 낮췄음에도 시는 3.3㎡당 1,635만원을 제시하며 또다시 분양승인을 내주지 않았다. 결국, 분양가는 고양시가 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된 이후에야 3.3㎡당 1,753만원으로 책정됐다. 시에 의해 분양가가 애초보다 100만원 가량 낮아진 것이다.
과천시와 위례신도시 등 공공택지에서도 분양가를 둘러싸고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과천시는 지식정보타운의 분양가를 더 낮춰야 한다고 승인을 내주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위례신도시 역시 사정은 마찬가지다. 이렇다 보고 이곳에서 올해 분양을 계획했던 단지들의 경우 내년으로 일정을 다 미뤘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은 “현재 HUG의 분양가 심의를 받지 않는 지역의 경우 적절한 법적 근거 없이 지자체가 따로 분양가를 심의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렇다 보니 시·도 별로 다른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