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비서관급 이상 다주택자 참모진에 6개월 내 한 채를 제외하고 처분할 것을 권고함에 따라 다주택자 장차관들도 집을 내놓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장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보유 주택 두 채 중 한 채를 매도하겠다는 계획을 밝혀 신호탄을 쐈다.
17일 관계부처와 공직자 재산신고 현황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분양권 포함 2채), 구윤철 기재부 2차관(2채), 은 위원장(2채), 최기영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2채), 강경화 외교부 장관(2채),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3채),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2채),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분양권 포함 2채, 수원), 문성혁 해양수산부 장관(분양권 포함 2채), 박백범 교육부 차관(3채) 등이 다주택자다.
이 가운데 서울 서초구와 세종시 아파트를 보유한 은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어제 (12·16부동산대책 발표가) 끝나고 오후5시에 세입자에게 (매도) 의사를 전달했다”며 “예전에 세종에서 근무할 생각으로 마련했던 세종시(아파트)를 팔 것”이라고 말했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도 지난달 세종시 아파트를 매각해 현재는 경기 과천 분양권만 보유하고 있다.
홍 경제부총리는 30년 가까이 소유한 경기도 의왕시 아파트(6억1,370만원)에다 지난해 세종시 아파트 분양권(8,062만원)을 취득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부총리 취임 후 분양권을 포기하려고 했으나 계약금과 중도금을 다 잃게 돼 오는 2021년 입주까지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최 장관은 서울 서초구에 아파트 두 채, 강 장관은 서울 관악구와 서대문구에 두 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장관은 본인 명의의 서울 양천구 아파트(8억7,000만원)와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된 대전 유성구 소재 아파트(3억5,000만원)를 갖고 있다. 박영선 장관은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단독주택(본인 명의), 종로구 아파트(배우자 명의), 일본 도쿄에 아파트를 가진 다주택자다. 이와 함께 박 차관은 서울 연희동 단독주택(6억1,000만원), 청주 흥덕구 단독주택(2억4,100만원),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6억9,500만원) 등 세 채를 갖고 있다.
현 정부 들어 꾸준히 집을 팔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주면서 1주택자 장차관도 제법 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배우자 명의의 서울 대치동 아파트(15억6,000만원)를 취임 후 매도해 현재 전세 거주 중이며 용산 아파트 분양권(17억4,340만원)만 보유하고 있다. 부동산정책을 총괄하는 국토교통부의 김현미 장관은 지난해 남편 명의의 경기도 연천 단독주택을 1억3,700만원에 자신의 친동생에게 팔면서 본인 명의의 고양시 아파트만 있는 1주택자가 됐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박선호 국토부 1차관,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 임서정 고용부 차관, 유은혜 교육부 장관, 추미애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1주택자다.
사정상 매도가 힘든 사례도 있다. 구윤철 2차관은 지난해 본인 명의의 세종 아파트와 부인 명의의 서울 마포구 단독주택을 매각했음에도 아직 서울 강남구 개포동 아파트(9억8,400만원)와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복합건물(7억1,700만원)을 보유한 다주택자다. 다만 개포동 주택은 재개발이 추진되고 있어 매도가 안 되고, 분당 소재 주택은 임대주택으로 등록돼 8년간 보유해야 한다.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은 부부 공동명의의 서울 서초구 아파트(12억1,178만원)와 배우자 명의의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아파트(2억675만원)의 4분의1을 갖고 있다. /세종=조양준·황정원기자 garden@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