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는 월평균 1,342만원을 받으며 일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동네의원 의사 1명이 1주일간 진료하는 환자는 322명에 달하며, 이들의 월평균 수입은 1,510만원으로 국내 보건의료인력 가운데 가장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병원에서 근무하는 의사와 간호사의 비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과 비교해 현저히 낮아 정원확대와 근무여건 개선 등 추가적인 보완책이 제시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건복지부는 18일 이 같은 내용의 ‘보건의료인력 실태조사’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결과는 보건의료인력의 직종별 활동현황, 고용형태, 근무여건 등을 파악하기 위해 1만8,000명의 종사자를 대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12월까지 진행된 설문조사에 대한 분석이 주된 내용이다.
의료기관 근무 인력의 월평균 수입을 살펴보면 의사가 1,342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치과의사(1,002만원), 한의사(702만원), 약사(555만원), 한약사(319만원), 간호사(329만원)가 뒤를 이었다. 종별로는 의사와 약사는 의원, 치과의사는 치과의원, 한의사와 한약사는 한의원,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는 상급종합병원 근무 인력이 각각 수입이 많았다. 의사 중에서는 동네의원 의사의 월수입이 1,510만원으로 상급종합병원(977만원), 종합병원(1,166만원), 병원(1,379만원), 요양병원(1,258만원) 의사보다 많았다. 지역별로는 의사·약사·한약사는 농촌 지역, 치과의사·한의사는 중소도시, 간호사·간호조무사는 대도시에 근무할 때 수입이 더 많았다.
농촌 지역 동네의원 의사의 수입이 상급종합병원 등 다른 요양기관 의사보다 많은 것은 외래 환자의 숫자 차이에서 비롯된다고 복지부는 전했다. 지방 동네 의원의 외래 환자수가 월등히 많은데다 임대료 등의 부담이 적어 대부분 의원을 직접 경영하는 의사들이 많은 수입을 가져간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이번 조사결과에 따르면 의료인 1인이 1주일간 진료환자 수는 의사가 235.2명이다. 종별로 살펴보면 상급종합병원 의사는 1주일간 117.8명, 종합병원 의사는 162.7명을 진료하지만, 동네의원 의사는 이들의 2배에 달하는 322.1명을 진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조사결과 눈에 띄는 점은 국내 보건의료인력이 OECD 평균보다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2016년 기준 임상 의사와 임상 간호사 수는 각각 인구 1,000명당 2.3명, 3.5명으로 OECD 평균인 3.3명, 7.2명보다 낮았다. 인구 10만명당 의대 졸업자 수는 OECD 평균인 11.9명보다 적은 7.9명으로 나타났으며, 의료기관 등 현업에서 일하는 비율을 나타내는 ‘면허 간호사 대비 임상 간호사 비율’도 50.2%로 OECD 평균인 68.2%보다 현저히 낮았다. 이렇게 간호사의 ‘장롱 면허’가 많은 이유는 3교대 등 교대 근무비율이 높아 육아 활동에 전념하기 어려운데다 직장 내 괴롭힘이 여전히 존재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번 조사에서 요양기관 간호사의 근무형태는 3교대가 54.8%로 가장 많았으며, 전체 직종별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했다고 응답한 비율 역시 간호사가 32.5%로 의사(10.2%), 치과의사(7.3%), 한의사(4.3%) 등 다른 직종과 비교해 월등히 높았다. 손호준 복지부 의료자원정책과장은 “의사 인력이 부족한 상황을 고려해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의료인력 중장기 수급 계획을 진행하고 있으며, 5년마다 보건의료종합계획을 수립하는 등 보건의료현장에 필요한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마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