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불법조업 中어선에 아빠 뺏긴 딸의 '思父曲'

"어른 되는 과정 많이 힘든데

아빠 곁에 없으니 너무 슬퍼"

수기집에 슬픔·그리움 담아

해경 수기집해경 수기집



“하늘에서 보면 나 어때? 잘하고 있는 거 같아? … 아빠 얘기도 듣고 싶은데 곁에 없으니까 너무 슬프다.”

불법조업을 하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던 중 순직한 고(故) 이청호 경사의 딸 이지원(23)씨는 해양경찰청 수기집 ‘바다는 잠들지 않는다(사진)’에서 다시 볼 수 없는 아빠에 대한 그리움과 슬픔을 이렇게 편지에 담았다. 이 경사는 지난 2011년 12월 인천시 옹진군 소청도 해상에서 불법조업 중이던 중국 어선을 단속하다 중국인 선장이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순직했다.


이씨는 편지에서 아빠가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후 겪은 어려움을 밝혔다. 그는 “아빠랑 갑작스럽게 이별했을 때 나도 모르게 엄마를 힘들게 했다”며 “어른이 되는 과정이 이렇게 힘들 줄이야…. 아빠는 이 세월을 어떻게 보냈어”라고 적었다. 한때 해경을 직업으로 선택하지 않았으면 했다는 심정도 털어놓았다. 국가와 국민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기는 하지만 “아빠처럼 떠나버리면 남은 가족들이 너무 힘드니까. 상처를 치유할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겪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관련기사



그럼에도 이씨는 해경 시험을 준비하려 한다. 아빠의 이름을 딴 함정을 본 후 마음이 바뀐 것이다. 이씨는 “우리 바다를 수호하고 있는 영웅들과 함정을 보면서 나도 해경이 되고 싶어졌다”며 “해경 공무원 시험을 준비해 합격하면 제복을 입고 대전 현충원을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해경 수기집은 23일 해경청에서 개최하는 ‘제2회 국민과 함께하는 소통한마당’ 행사장에서 무료 배부될 예정이다. 여기에는 이씨의 글 외에도 가족의 눈으로 바라본 해경 이야기 등 30점이 실렸다.
/김현상기자 kim0123@sedaily.com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