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너도나도 여의도행...행정공백 불가피"

■총선 앞두고 뒤숭숭한 세종 관가

與, 실·국장까지 출마의사 타진

장차관 거취 따라 후속인사 줄이어

소속직원들 "업무에 집중 못해"




세종 관가가 ‘총선 바람’ 탓에 어수선하다. 주요 부처 고위급 인사가 잇달아 출마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데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실·국장으로까지 대상을 넓혀 총선출마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일부 고위공무원은 다주택자 토끼몰이에 총선보다는 공공기관장 자리를 선호하는 경우도 있다. 공직자 사퇴 시한(2020년 1월16일)이 한 달도 남지 않은 터라 업무보다 거취에 관심을 쏟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타다 금지법(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 등 정부의 교통 정책을 도맡던 김경욱 국토교통부 2차관은 지난 18일 내년 총선 출마를 위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튿날에는 문미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1차관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경남 산청에서 태어나 부산 성모여고를 졸업한 문 전 차관은 여야 간 접전이 예상되는 부산·경남(PK) 지역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 추가 출마설도 끊이지 않는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구윤철 기재부 2차관 등이 총선 차출 대상으로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장차관을 가리지 않고 출마설이 불거지면서 부처가 현안을 제대로 챙기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온다. 당장 ‘타다 금지법’을 둘러싼 논란이 현재 진행 중인 가운데 관련 대책을 진두지휘하던 김 차관이 돌연 퇴직한 걸 두고 국토부 내부에서도 비판적 목소리가 새어 나온다. 문 차관 교체에 대해서도 “정부 과학계 실세 인사로 통하는 데다 대선 캠프 출신이라 (교체가) 아쉽다”는 얘기가 적잖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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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문(왼쪽부터) 전 관세청장, 강준석 전 해수부 차관,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22일 국회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김영문(왼쪽부터) 전 관세청장, 강준석 전 해수부 차관, 김경욱 전 국토교통부 2차관이 22일 국회에서 총선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끊이지 않는 출마설에 일부 수장들은 골머리를 앓고 있다는 후문이다. 본인 뜻과 달리 출마 대상자로 분류된 한 장관은 거듭된 고사 의사에도 정치권에서 강하게 출마 의사를 물어오는 터라 주변에 심리적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정부 부처의 한 고위관계자는 “장관급 인사는 선거에 나갔다가 떨어지면 달리 갈 수 있는 곳도 없으니 출마를 꺼릴 수밖에 없다”며 “싫다고 한들 당에서 강하게 요청해오면 결국 받아들일 수밖에 없으니 고민이 깊을 것”이라고 했다.

수장의 출마설에 뒤숭숭한 것은 소속 직원들도 마찬가지다. 장차관 거취에 따라 후속 인사가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기재부에서는 구윤철 2차관의 총선 차출설이 끊이지 않으면서 국장급 이상 고위직 인사설에 술렁이는 분위기가 한동안 이어지고 있다. 구 차관 거취 변화 시점에 따라 이하 예산실장(1급)과 국장급 인사 폭이 연쇄적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정부부처의 한 서기관급 인사는 “장차관 거취에 따라 몇 달 뒤면 소관 업무가 바뀔 수 있는 만큼 업무 집중도가 평소보다 다소 떨어진 것 같다”고 했다./세종=김우보·한재영기자 ubo@sedaily.com

김우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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