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의 정체성과 고유성이 담긴 부마민주항쟁과 산복도로, 부산 사투리, 돼지국밥, 밀면 등이 ‘부산 미래 유산’으로 선정됐다.
23일 부산시에 따르면 미래유산보존위원회는 최근 첫 회의를 열고 이 같은 유·무형 유산 20건을 ‘부산 미래유산’으로 최종 선정했다. 부산 미래유산은 시민 스스로 문화유산을 지키고 이를 통해 부산을 알림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비지정 문화유산 관리·활용 제도로 올해 들어 추진됐다. 소중한 문화유산이 소리 없이 멸실·훼손되는 상황을 적극적으로 타개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됐다.
부산 미래유산에는 부당한 권력에 맞서 싸운 부산의 정신을 표상하는 ‘부마민주항쟁’과 일제강점기부터 만들어져 광복, 전쟁 그리고 산업화를 겪으며 서민들의 삶 터가 되어준 ‘산복도로’, 부산사람들의 정체성의 지표라 할 수 있는 ‘부산사투리’, 임진왜란 왜구의 침략에 저항했던 항일정신의 상징적 유산인 ‘임진왜란 당시 동래읍성’ 등이 포함됐다.
돼지국밥, 밀면, 보수동 책방골목, 상해거리(옛 초량청관거리), 국제시장, 부평 깡통시장 등도 생활문화 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미래유산보존위원회 관계자는 “부산의 미래세대에게 어떤 유산을 남겨줄 것인가를 고민했다”며 “향후에는 부산사람들의 소박한 생활문화유산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고 말했다.
앞서 부산시는 지난달 6일 미래유산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조례를 제정해 공포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조례 제정, 미래유산보존위원회 구성 등 부산 미래유산 도입을 위한 기반이 조성됐으므로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시민에 의해 발굴, 관리, 활용되는 부산 미래유산’을 추진할 예정”이라며 “시민들이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주변의 미래유산에 관심을 갖고 그 의의와 가치를 알아가며 보존의 중요성이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부산=조원진기자 bscity@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