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 세계 핀테크 수도를 향해 전진하고 있지만 우리의 성적표는 초라하기만 하다. 세계 핀테크 도시 순위에서 20위권에도 들지 못했고 국제금융센터지수(GFCI) 순위에서도 서울은 36위에 그쳤다. 뉴욕은 지난 2014년부터 선정된 스타트업 기업에 100% 세금을 면제해주고 있지만, 우리는 핀테크 기업 감세가 이제야 추진되고 있으며 ‘데이터 3법(개인정보보호법·정보통신망법·신용정보법)’은 국회에 계류돼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
23일 글로벌 영국 국제컨설팅그룹 지옌에 따르면 세계 104개 도시 가운데 핀테크 경쟁력이 가장 높은 곳은 중국 베이징이며 2위는 상하이, 3위가 뉴욕으로 나타났다. 서울은 공개된 상위 20개 도시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지옌은 각 도시의 국제금융센터지수도 공개했다. 1위는 뉴욕이었고 영국 런던, 홍콩, 싱가포르, 상하이 순이었다. 서울은 36위에 머물렀다. 가장 순위가 높았던 2015년 9월(6위)에 비하면 30계단이나 낮다. 부산은 43위다.
정책적인 면에서 우리는 핀테크 선진국에 뒤처져 있다. 현재 정부는 창업 중소기업에 대해 개인사업자의 경우 소득세, 법인은 법인세를 감면해준다. 최초로 소득이 발생한 시점부터 5년간 법인세의 50~100%를 깎아준다. 하지만 핀테크 기업은 금융업으로 분류돼 감면 대상에서 제외됐다. 가까스로 이익을 냈지만 세금을 내야 해 성장에 제약이 있었다. 이에 정부는 올해 세법개정안에 창업 중소기업 세액감면 대상 업종에 포함하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법안은 1일 국회를 통과했다. 물론 통과된 것은 다행이지만 뉴욕이 2014년부터 파격적인 감세정책을 폈던 것과 비교하면 한참 늦었다.
핀테크 육성의 핵심은 빅데이터 활용인데, 데이터 3법이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는 점도 문제다. 법은 3개 상임위원회를 통과해 법제사법위에 계류됐지만 여야 정쟁으로 진전이 없는 상태다. 정부는 보통 총선이 끝난 후 새 국회가 열리기 전인 5월에 상임위를 통과하고 큰 쟁점이 없는 법안은 통과시켜왔기 때문에 늦어도 내년 5월에는 데이터 3법이 통과될 것으로 보지만 장담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