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가 26일 수억원대의 빚 변제와 관련해 야당 측에서 무상 증여 의혹을 제기하자 “지난 24년 동안 매년 재산 신고를 했다”며 “새로울 게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후 서울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하는 길에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이같이 설명했다. 앞서 이날 김상훈 자유한국당 의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정 후보자가 지인으로부터 지난 2000년 3월 1억2,500만원, 2009년 5,000만원, 2010년 7월 1억5,000만원 등 모두 3억2,500만원을 빌린 후 줄곧 갚지 않다가 총리 지명 11일 전인 6일 전액 변제한 사실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김 의원은 “정 후보자가 제출한 채무변제확인서에는 억대 채무에 대한 이자 지급 여부가 적시되지 않았으며 차용일 당시 변제일 설정 여부도 빠져 있었다”며 “억대 자금을 수십 년간 이자 지급도 없이 상환하지 않았다면 이는 채무가 아니라 사실상 증여를 받은 셈이며 마땅히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 의원은 “내정 직전에 억대 빚을 일거에 청산한 이유와 변제금의 출처, 단번에 갚을 수 있었으면서 왜 지금까지 방치했는지에 대한 규명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세금을 회피하다가 총리 내정으로 급히 채무를 변제한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이에 정 후보자는 “제 재산에 관련된 정보는 이미 다 보도된, 공개된 정보”라며 “저는 지난 24년간 매년 한 번씩 재산 신고를 하고 선거가 있는 해에는 두 번씩 한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출근길에 국회 선거법 개정 갈등과 월성 원전 1호기 영구정지 결정에 대한 질문도 받았다. 하지만 그는 “총리 후보자는 정치적인 발언은 삼가는 게 지혜로운 일”이라고 답했다. 원전과 관련해서도 “청문회에서 해야지 여기서 이야기할 사안이 아니다”라며 말을 아꼈다.
한편 정 후보자를 검증하기 위한 국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26일 첫 회동을 했다. 위원장을 맡은 나경원 한국당 의원과 박광온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상훈 한국당 의원, 지상욱 바른미래당 의원이 상견례를 했다.
이들 외에도 민주당에서는 박병석·원혜영·김영호·신동근·박경미 의원이, 한국당에서는 주호영·성일종·김현아 의원이 특위에 참여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특위는 민주당 6명, 한국당 5명, 바른미래당 1명, 비교섭단체 1명 등 13명으로 구성된다. 특위는 모든 청문 절차를 오는 1월8일까지 마무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