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얇아진 기업지갑...올 자사주 소각 40% 줄었다

작년 18곳서 올해 11곳으로

자사주 매입도 122곳→94곳




올해 국내 상장사의 순이익 감소 여파가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등 기업들의 주주환원정책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더욱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7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상장사 가운데 주가 안정 및 소각용으로 자사주를 매입한 후 소각까지 이어진 기업은 총 94곳 중 11곳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같은 이유로 자사주를 매입한 122개 기업 중 18곳이 자사주를 소각했던 것에 비해 자사주 매입 기업은 물론이고 소각 기업도 줄어든 수치다. 2년 연속 자사주 소각이 이뤄진 기업으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유일한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자사주 매입과 소각이 동시에 줄어든 것은 상장사의 이익이 줄어들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에는 삼성전자나 현대차 등 대기업이 자사주 매입과 소각 행렬에 동참했지만 올해에는 자사주 매입만 이뤄졌던 것으로 나타났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자사주를 매입하려면 이익잉여금을 제외하고는 영업이익이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며 “최근 들어 대부분의 상장사 순이익이 정체되거나 줄어들면서 매입 여력이 줄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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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 상장사들의 자사주 매입이 주가 부양으로 이어지지 않는 점도 한몫했다는 설명이다. 국내 상장사의 경우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거의 없어 시장에 유통되는 주식 수에 변화가 없기 때문이다. 황 연구원은 “국내 상장사의 자사주 매입 효과가 외국보다 크게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라며 “외국의 경우 자사주를 매입하면 소각하는 것으로 간주하기 때문에 유통주식이 줄어 주가 부양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지만 국내의 경우 자사주가 자산계정에 여전히 남아 시장에 매각되는 경우가 생겨 유통주식 수를 줄이는 효과가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주가 부양 효과를 위해서는 자사주 매입이 소각으로 연결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KB금융의 경우 지난 12일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KB금융의 주가는 주식 소각을 발표한 6일부터 소각 다음날인 13일까지 7.18% 올랐다. 이외에도 현대모비스가 연초 주주환원계획에서 3년간 1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과 4,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하고 4월 2,6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김세환 KB증권 연구원은 “자사주 매입은 주식 수를 감소시키므로 주당순이익(EPS) 증가로 이어지며 결과적으로 자기자본이익률(ROE) 상승에 기여한다”며 “다만 이익성장과 설비투자(CAPEX) 없이 주가만을 고려해 과한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는 기업은 장기 성장성 저하 및 부채 증가 등의 리스크 요인이 있으므로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신한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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