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에는 고전을 재해석한 탄탄한 무용 공연들이 관객들을 찾아올 예정이다. 러시아 대문호 톨스토이의 명작 ‘안나 카레니나’는 두 가지 버전의 발레로 찾아오며, 영국 낭만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한 ‘해적’, 니콜라이 고골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검찰관’도 기다리고 있다. ‘백조의 호수’로 유명한 영국 거장 안무가 매튜 본이 동명의 고전 영화를 바탕으로 선보이는 ‘레드 슈즈’도 기대를 모은다.
국립발레단은 4월 크리스티안 슈푹이 안무한 ‘안나 카레니나’를 선보인다.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고위 공무원의 아내인 안나 카레니나와 장교 브론스키의 불꽃 같은 사랑 이야기에서 비롯된 인간의 욕망의 삶을 그렸다. 국립발레단은 2017년 초연해 무용 비평가들로부터 원작 소설의 방대한 이야기를 충실히 반영하면서도 드라마의 극적인 흐름을 무대 위에 잘 만들어 냈다는 평을 받았다.
러시아 국민 안무가로 불리는 보리스 에이프만은 5월 11년 만에 한국을 찾아 도스토옙스키의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 톨스토이의 ‘안나 카레니나’ 등 자신의 대표작 두 편을 선보인다. 국립발레단의 ‘안나 카레니나’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에이프만 발레단의 무용수들이 러시아 고전 문학에 담긴 깊은 철학과 인간의 수많은 감정을 춤과 선으로 무대 위에서 되살린다. 유럽 최고 권위의 ‘황금마스크상’을 두 차례 수상한 에이프만은 1977년 발레단을 창단한 이후 도스토옙스키, 톨스토이, 셰익스피어, 안톤 체호프, 미겔 데 세르반테스 등의 고전 작품을 재해석해 찬사를 받았다.
‘브누아 드 라 당스’ 안무가상과 세 차례의 ‘올리비에 어워드’를 받은 안무가 크리스탈 파이트도 5월 한국을 찾아 니콜라이 고골의 동명 소설을 무대화한 ‘검찰관’을 선보인다. 텍스트와 조명, 음향효과, 세트 움직임 등이 만들어내는 정교하고 다양한 효과가 볼거리를 제공한다. 국립발레단이 6월에 선보이는 ‘해적’은 영국 낭만 시인 바이런의 극시를 바탕으로 한 작품으로, 정의로운 해적이 아름다운 노예 소녀들을 구출해 낸다는 이야기를 담았다. 마리우스 프티파 버전을 국립발레단의 솔리스트 송정빈이 재안무한 새로운 버전으로 선보인다.
남자 무용수들의 ‘백조의 호수’로 국내에서도 열풍을 일으켰던 매튜 본은 9월 마이클 파월 감독의 고전 영화 걸작 ‘분홍신’을 원작으로 하는 ‘레드 슈즈’로 국내 관객들을 찾는다. 할리우드 황금기인 1940년대 사랑과 예술 사이에서 갈등하는 발레리나 이야기를 무대에서 재현한다. 2017년 ‘올리비에상’에서 최우수 엔터테인먼트, 최우수 안무상 등 2개 부문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밖에 국립발레단이 11월 현대발레 거장 장 크리스토프 마이요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7년 만에 올리며, 유니버설발레단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4월), ‘돈키호테’(6월) 등 스테디셀러 발레를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