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국내증시

"경기민감 원자재·신흥국 주식 노려라"

[2020년 상품별 투자 어떻게]

올해 팔라듐 50%↑...수익률 최고

새해 가격상승 기대 니켈 '첫손'

美대선 등 대내외 불확실성 커

투자자산 집중보다 다변화 필수




2019년 팔라듐·니켈·원유 등 원자재에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 투자자가 웃음꽃을 피운 것으로 나타났다. 미중 간 무역분쟁과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Brexit), 홍콩 시위 등으로 글로벌 불확실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해외 증시와 금 가격이 동시에 강세를 보이는 등 안전·위험자산이 전반적으로 오르는 모습이 연출됐다. 증권 업계에서는 새해에는 경기 민감 원자재와 글로벌 주식 가운데서도 신흥국 주식 등에 좀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저에 깔려 있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미국 대통령 선거, 브렉시트, 저금리 환경 등 대외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슈가 꾸준히 영향력을 끼칠 것으로 보여 투자 다변화는 필수라는 지적이다.

31일 서울경제가 국내외 주요 주식·채권, 달러, 원자재, 귀금속 18개의 2018년 말 대비 가치 상승률(30일 기준)을 집계한 결과 팔라듐이 가장 높은 가격 상승폭을 보였다. 팔라듐 현물 가격은 30일 1,909.50달러를 기록하며 2018년 말에 비해 50.61% 오른 모습을 보였다.


팔라듐은 주로 자동차 배기가스 정화 장치에 촉매로 쓰인다. 유럽 등에서 배기가스 규제를 강화한데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생산 감소까지 겹치면서 새해에도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1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는 국제해사기구(IMO) 2020 규제도 수요 증대 요인으로 꼽힌다. 씨티그룹은 “2020년 상반기 팔라듐 가격이 온스당 2,500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예상하기도 했다.

WTI는 2018년 말에 비해 가격이 36.1% 올랐다. 상반기에 급격한 상승세를 보인 영향이 컸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감산 조치, 미중 무역협상 1차 타결 등이 가격 상승을 부추겼다. 그러나 새해에는 가격 상승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초과공급이 지속될 거라고 보고 있는데다 OPEC의 가격결정력이 약해지면서 가격 인상폭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 원유 생산업체들의 손익 여부에 따라 유가가 50~70달러선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2차전지 양극재 주원료로 쓰이는 니켈 역시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연중 34.2% 올랐다. 전기차 시장이 확대되면서 영국 런던에서 열린 ‘LME 위크’에서도 새해 가격 상승이 가장 기대되는 품목 중 하나로 니켈이 꼽혔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금 역시 런던 금거래소에서 18.17% 올랐다. 다만 2020년에도 금의 강세가 나타날지는 명확하지 않다는 해석이다. 통상 귀금속은 금리와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이는데, 2019년 이미 대다수의 중앙은행이 금리 인하 정책을 펼치면서 추가적인 통화 완화 정책을 펼 여력이 크지만은 않기 때문이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019년 금은 경기침체 우려가 겹친데다 금리도 내리막을 보이면서 상승세를 꾸준히 나타내왔다”며 “그러나 지금은 금리가 더 내려가기 어려운 환경인데다 경기침체 우려가 완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어 보합권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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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주식 중에서는 미국이 독보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미국의 S&P500 지수는 2019년에만 28.4%나 올랐다. 경기 확장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가 공식화되면서 연말 뉴욕 증시는 꾸준히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중국(상하이종합지수)과 일본(닛케이225) 역시 각각 1년 사이에 21.89%, 18.19%씩 올랐다. 유승민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중 무역협상 1단계 합의로 경제주체들의 불안요소가 완화되면서 기업이익 전망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며 “미국과 중국 주식을 중심으로 글로벌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선진국과 신흥국 중에서는 선진국이 비교적 높은 수익률을 보였다. 모건스탠리인터내셔널(MSCI) EAFE 지수는 21.95% 오르며 15.8% 오른 MSCI 신흥국(EM) 지수에 비해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MSCI EAFE 지수는 미국·캐나다를 제외한 21개 선진국 거래소에 상장된 대·중형주를 포괄하는 지표다.

반면 국내 증시는 미중 무역협상, 일본의 수출규제, 기업 실적 부진 등의 이유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30일 전 거래일보다 0.3% 내리고 지난해 말보다는 7.7% 상승한 2,197.67에 2019년 장을 마무리했다. 코스닥지수는 전년 말에 비해 0.9% 하락했다.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채권은 비교적 ‘선방’했다. 글로벌 채권 수익률을 보여주는 블룸버그-바클레이스 채권지수는 2018년 말에 비해 6.6% 상승했다. 국내 채권의 2018년 말 대비 수익률(KRX 채권지수)은 3.56%를 나타냈다. 달러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도 은행 평균 예금금리(1.43%)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거뒀다. 원·달러 환율이 1년 사이에 3.76% 오르면서다.

새해에는 2019년보다 신흥국 주식과 경기민감 원자재에 좀 더 관심을 둘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 나온다. 민병규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선행지수와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등에서 신흥국의 선행적인 회복세가 나타나고 있다”며 “산업금속 등 경기민감 원자재도 이와 같은 사이클을 공유할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단 불확실성을 키우는 이슈가 많은 만큼 ‘투자 다변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해석이다. 정연우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중 무역협상 2차 합의, 미국 대선,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완화적) 통화정책 유지 여부, 유동성·채권금리 변화, 브렉시트 등 다양한 변수가 자산가치를 자극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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