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이 올해 유망 종목으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네이버·카카오 등 정보기술(IT)기업, 자동차·유통 등을 꼽았다. 중소형주는 최근 정부 지원이 집중되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종목들이 대거 부상했다. 이지웰페어와 메가스터디 등도 눈여겨봐야 할 이색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1일 서울경제가 국내 주요 10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을 대상으로 ‘2020년 투자유망종목(대형주 5개, 중소형주 5개)’을 조사한 결과 모든 센터장이 삼성전자를 첫손에 꼽았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반도체 업황 호조와 실적추정치 바닥 통과가 기대된다”며 “5세대(5G) 통신망, 디바이스 수요의 증가세가 뚜렷하고 스트리밍 서비스 확대와 이들 서비스 간 경쟁에 따른 수요도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SK하이닉스를 뽑은 센터장도 4명이나 됐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인터넷 기업도 러브콜을 집중적으로 받았다. 최 센터장은 “네이버는 금융업 진출 등 영역 확대를 본격화하고 있고 자회사 라인의 일본 내 영향력 확대도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오현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카카오에 대해 “광고매출 고성장, 핀테크 사업 수익성 개선, 콘텐츠 자회사 시너지 등 서비스 분야에서의 광범위한 확장성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차효과가 부각되는 현대차와 기아차도 센터장 5명의 선택을 받았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대차는 3세대 모듈러 플랫폼 확산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기아차는 올해 신차인 K5·쏘렌토·카니발·스포티지 등의 출시에 따른 국내 판매 회복이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중국발 소비 회복이 기대돼 호텔신라와 아모레퍼시픽 등 유통주도 거론됐다. 오 센터장은 “신라호텔의 경우 면세업종의 강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고 한옥호텔 건축승인을 앞둔 점도 호재”라고 평가했다. 이외에 삼성바이오로직스·신한지주·삼성전기·LG디스플레이 등도 추천됐다. 코스닥 종목 중에서는 스튜디오드래곤을 추천하는 센터장들이 많았다. 이창목 NH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 OTT 시장의 경쟁 심화로 콘텐츠 제작 투자 증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중소형주의 경우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스마트폰 등 국내 주요 산업의 전방산업과 관련한 소부장 종목이 꼽혔다. 전자장비업체 비에이치와 디스플레이 장비업체 천보, 반도체 장비업체 티씨케이, 통신장비업체 에이스테크가 2명 이상의 센터장으로부터 선택을 받았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비에이치에 대해 “북미 고객사의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채용률 확대와 갤럭시폴드에 경연성인쇄회로기판(RFPCB) 독점 공급에 따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고 평가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은 “천보는 고성장이 예상되는 2차전지향 배터리 사업부 매출이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그간 코스닥의 대세였던 제약·바이오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려웠고 이마저도 바이오시밀러와 기존 제약·바이오의 주류에서 비껴나 있는 건강기능식(노바렉스·에이치엘사이언스)이 이름을 올렸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제약 바이오의 경우 바이오 업종에 대한 펀더멘털 의구심이 존재해 종목별 차별화가 예상된다”며 “실질적인 성장이 나오는 기업 중심으로 종목이 압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다소 이색적인 종목도 유망주에 이름을 올렸다. 이창목 센터장은 이지웰페어에 대해 “복지 산업 내 과점적 사업자로 올해 복지예산 증가를 통한 매출 성장이 가능하다”며 추천했고 최 센터장은 “정시 비중 확대에 따른 수혜가 예상된다”며 메가스터디를 추천주로 꼽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