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 디스플레이에 대한 수조원대 투자를 본격화하면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업체들의 수혜가 가시화되고 있다. 이번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는 디스플레이 장비를 위주로 이뤄졌으며 향후 신규 소재 등으로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관련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수주 모멘텀과 하반기 실적 모멘텀까지 챙길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31일과 전일(2일) 이틀에 거쳐 삼성디스플레이로부터 수주를 공시한 업체는 원익IPS(240810)(676억원), 에프엔에스테크(694억원), HB테크놀러지(078150)(595억원) 등 총 13개사다. 수주 공시 후 이틀간 에프엔에스테크(16.60%), 로체시스템즈(2.04%), 참엔지니어링(1.78%) 등의 주가가 상승세를 보였다.
이들 업체의 양일간 총 수주 금액은 약 3,246억원으로 모두 오는 8월 내 공급이 마무리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10월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생산설비 일부를 QD 디스플레이 공정으로 전환하는 차세대 디스플레이 사업에 약 13조원 가까이 투자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장비 공급이 완료되면 삼성디스플레이는 본격적인 생산 라인 구축 및 가동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QD 기술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보다 긴 수명과 높은 밝기를 구현할 수 있어 삼성전자의 차세대 디스플레이에 적용되는 핵심 기술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투자에 따른 수주 모멘텀 예상 순서는 전 공정 장비→ 클린 물류→ 소재 관련 생산체인 순으로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은 올해 삼성디스플레이의 투자 금액이 당초 예상을 웃도는 3조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번 공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QD 투자뿐만 아니라 기존 LCD 장비 역시 일부 교체에 들어갈 것이라는 분석이다. 김정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발주장비의 절반이 검사장비이고 세정·식각장비가 일부 포함돼 있는데 QD 디스플레이에 특화된 장비가 아니라 대부분 범용장비라는 특징이 있다”며 “이는 LCD 라인에서 사용하던 장비를 신장비로 교체한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어 장비 업체의 QD 투자 수혜는 더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디스플레이 소부장 업체들은 올해 중국발 OLED 투자의 수혜가 전망되는 상황이다. 김 연구원은 “차이나스타(CSOT)가 6세대 플렉시블 OLED에 대한 추가 투자를 예상대로 시작했고 텐마(Tianma)는 OLED 생산능력 증대를 위한 보완 투자를 진행하는 등 중국 OLED 업체들의 양산능력은 계속 개선되고 있어 소재업체의 수혜도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영우디에스피·유니셈·엘아이에스 등이 지난해 12월 중화권 패널 업체와 공급 계약을 맺는 등 중국발 국내 수주 업체들이 증가하는 추세다.
이에 따라 디스플레이 장비 및 소재 업체들의 실적은 올해부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가 기대된다. 김 연구원은 “QD 디스플레이향 장비 수주로 관련 업체의 올해 실적은 지난해에 비해 확연하게 개선될 것”이라며 “중국 OLED 업체로부터 받은 장비 수주도 올해 하반기부터 매출에 반영될 것으로 전망돼 실적 턴어라운드가 강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추가 투자 예상 수혜주로는 원익IPS·에스에프에이(056190)·아이씨디(040910)·한솔케미칼(014680)·덕산네오룩스(213420)·두산솔루스(336370) 등이 꼽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