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0’은 5세대(5G) 이동통신이 그려낼 미래 사회를 엿볼 수 있는 무대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5G 상용화로 관련 시장의 개화를 알렸다면 올해부터는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사물인터넷(IoT), 증강현실(AR) 등 5G 기반 서비스들이 본격 만개하는 원년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응속도가 0.001초에 불과한 5G 상용화로 자율주행 서비스 등이 가능해지는 만큼 ‘모빌리티’ 시장의 변화가 예상된다. 기존 롱텀에볼루션(LTE) 대비 20배가량 빠른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지면서 콘텐츠 시장도 가상현실(VR)·AR 등을 중심으로 빠르게 바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CES 2020의 흐름은 기조연설자들의 면면만 보더라도 명확히 드러난다. 개막 전날인 6일 김현석 삼성전자(005930)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과 올라 셸레니우스 다임러그룹 회장이 기조연설을 하며 7일과 8일에는 에드 바스티안 델타항공 최고경영자(CEO), 제프리 캐천버그 퀴비(Quibi) 창업자, 린다 야카리노 NBC유니버설 광고및파트너십 대표, 이방카 트럼프 백악관 선임고문 등이 기조연설에 나선다.
국내 기업인 중 기조연설자 명단에 유일하게 이름을 올린 김 사장은 ‘경험의 시대’를 주제로 연단에 선다. 삼성그룹 관계자가 CES 2020에서 기조연설을 하는 것은 지난 2016년 홍원표 삼성SDS 대표이사 이후 4년 만이다. 김 사장은 3일 삼성전자 홈페이지 올린 기고문에서와 마찬가지로 AI와 IoT로 연결된 10년 뒤 미래 사회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김 사장은 당시 기고문을 통해 “새로운 10년의 출발점에 서서 삼성전자가 바라보는 미래는 바로 경험의 시대”라며 “올해 CES 2020은 앞으로 10년 동안 어떤 미래가 펼쳐질지 보여주는 장이 될 것이며 지능형으로 연결된 세계가 2020년을 기점으로 현실이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표준화가 아닌 개인화 경향이 강해지고 타 업종과 협업이 보다 중요해지는 만큼 이에 대응한 ‘맞춤형 가전’에 대해서도 언급할 예정이다.
또 삼성전자가 최근 강화하고 있는 사회적 가치 실현 등에서도 이야기한다. 김 사장은 이번 기조연설에 앞서 “기술 발전이 선한 쪽으로 작용하도록 하는 우리의 노력을 강조하고자 한다”며 “삼성전자에 있어 혁신이란 인간이 잠재능력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며 이를 위해 글로벌 파트너사들과 개방형 협력에 나서 인류 발전을 위한 신기술을 개발해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셸레니우스 회장은 기조연설에서 사람·기술·자연이 상호작용하는 새로운 형태의 콘셉트 차량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종 환경규제로 전기차나 수소차 등 친환경 차량 시장이 확대되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의 대응도 빨라지고 있는 만큼 자동차 업계의 관심도 집중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자율주행차 상용화에 따른 차량 내 엔터테인먼트 시장 확대 등도 언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바스티안 CEO는 항공사 CEO 최초로 CES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그는 ‘여행이 우리의 삶에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가’ 등에 대해 언급할 예정이다. 또 IT의 발전이 항공과 여행 산업 전반에 큰 변화를 불러일으킬 것이라는 전망을 비롯해 VR·AR을 활용한 여행 콘텐츠 등도 소개할 예정이다.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인 퀴비의 캐천버그 창업자와 멕 휘트먼 CEO도 기조연설자로 나선다. 이들은 5G 상용화에 따른 OTT 전반의 변화와 AR·VR 등을 활용한 새로운 콘텐츠 시장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또 10분 내외의 짧은 영상을 제공하는 ‘쇼트폼(short-form)’ OTT 출시 계획과 서비스 방향 등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야카리노 대표는 ‘만약 TV가 오늘 발명됐다면:NBC유니버설이 엔터테인먼트의 미래를 다시 상상한다’라는 주제로 미래 콘텐츠 산업에 대해 이야기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장녀인 이방카 선임고문의 참석도 눈길을 끈다. 이방카 선임고문은 ‘일의 미래로 향한 길(The Path to the Future of Work)’이라는 주제로 주최 측인 소비자기술협회(CTA)의 게리 셔피로 회장과 대담을 펼친다. 이방카 선임고문은 미국 노동시장이 디지털 경제에 어떻게 잘 대응할 수 있는지를 비롯해 신(新)노동시장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 정부의 노력 등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