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추미애-윤석열, 검찰 개혁 놓고 35분간 기 싸움?

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한 뒤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과천=오승현기자윤석열 검찰총장이 7일 오후 추미애 신임 법무부 장관을 예방한 뒤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법무부를 나서고 있다./과천=오승현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7일 오후 외부 일정을 마친 뒤 정부과천청사 법무부 건물로 들어가고 있다./연합뉴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윤석열 검찰총장을 취임 나흘만에 법무부 청사에서 처음으로 만났다. 법무부와 검찰은 통상적인 상견례 자리였다고 설명했지만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낙마 이후에도 갈등의 골을 메우지 못하고 있는 법무부와 검찰이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윤 총장은 7일 오후 정부과천청사를 찾아 법무부 장관실에서 추 장관을 예방했다. 이날 방문은 추 장관 취임을 맞아 검찰총장과 법무부 산하기관장으로부터 인사를 받는 상견례 형식으로 진행됐다. 법무부에서는 김오수 차관과 이성윤 검찰국장이, 대검찰청에서 강남일 차장검사가 배석했다.

오후 4시부터 시작된 추 장관과 윤 총장의 회동은 예상보다 길어져 35분가량 진행됐다. 윤 총장은 장관실로 들어가기 전 취재진들의 질문에 별다른 발언 없이 굳은 얼굴로 입장했다. 회담이 끝난 후에도 면담 내용을 묻는 취재진들을 뒤로한 채 차량에 올라 대검으로 향했다.


법무부와 대검은 이날 추 장관과 윤 총장이 새해 인사를 비롯한 덕담을 나눴고 추 장관의 검찰개혁에 대해 협조를 부탁하자 윤 총장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법무부 장관 취임에 따른 검찰총장의 통상적인 예방이었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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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당초 10분 안팎으로 예상됐던 면담 시간이 30분을 넘겨 끝났다는 점에서 검찰개혁과 조만간 있을 검찰 고위급 인사를 놓고 양측이 적잖은 신경전을 벌였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추 장관이 검찰의 상급기관이 법무부라는 점을 윤 총장에게 재차 강조하고 검찰 인사권에 대한 권한도 전적으로 장관에게 있다는 점을 전달했을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관측이다. 앞서 추 장관은 장관 취임 전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검찰 인사는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과 협의하는 게 아니고 의견을 듣는 것”이라며 인사권을 전적으로 행사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검찰 내부에서는 이번 회동을 놓고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기도 했다. 법무부는 전날 추 장관과 윤 총장의 회동 일정을 밝히면서 ‘검찰총장’이 아닌 ‘법무부 외청장’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검찰을 법무부의 통제를 받는 외청으로 명시함으로써 장관급 대우를 받는 검찰총장을 상대로 법무부의 산하기관이라는 점을 의도적으로 부각시켰다는 것이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경찰청도 행정안전부의 외청이지만 경찰청장을 ‘행안부 외청장’으로 부르지 않지 않느냐”며 “추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검찰을 상대로 기 싸움을 펼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검찰 안팎에서는 이번 회동이 예상보다 길었다는 점에서 추 장관과 윤 총장이 다양한 의견을 나눴을 걸로 추측한다. 특히 추 장관이 이번주 중으로 검찰 고위급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윤 총장이 인사 범위와 대상을 놓고 어떤 식으로든 의견을 개진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법무부 관계자는 “이날 검찰 인사에 관련한 얘기가 오갔는지는 확인해줄 수 없으며 검찰 인사와 관련된 검찰총장의 의견 청취는 통상적 절차에 따라 별도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과천=이지성기자 engine@sedaily.com

이지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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