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9일 “이란 사태로 기업이 느끼는 불안 심리가 확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경기 화성의 환기 전문업체 ‘힘펠’ 현장방문 후 기자들과 만나 “이란 사태 이후 미국과 이란이 전면전을 벌일 우려는 많이 해소됐다”면서도 “미국과 중동 간의 대립 구도로 인한 불안 심리가 확산할까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우리 원유 수입 가운데 70%가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 이를 봉쇄하면 산업에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국제 원유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중국이나 미국 경제가 위축될 수 있다”며 “미국과 중국 시장은 한국 수출에서 4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국내 수출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봤다. 이어 “중국 경제 상황 등에 따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나 국제통화기금(IMF)이 글로벌 성장률 둔화를 전망한다면 국내 경제 주체들의 심리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현재 △금융시장 △수출 △유가 △건설 △해운 등 5개 분야 대책반을 만들어 대응하고 있다”며 “만약 사태를 대비해 촘촘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지난해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정부가 목표한 만큼 이월·불용 규모가 줄였다며 민간 부문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정부 투자 관련 이·불용액을 최소화해 추경 규모의 예산이 집행됐다”며 “4·4분기 민간투자 등이 어떻게 진전됐는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화성=김우보기자 ubo@sedaily.com